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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움 Nov 12. 2023

반짝이는 최대표의 영화 같은 금요일

2028년 11월 10일 금요일, 날씨 요정까지 도와주는 맑은 날

6시, 나인원 한남

올 7월에 왔으니 4개월 정도 살고 있는 나의 세 번째 집. 

6년 전, 연아와 나인원 한남 카페 베르나르도에서 '오십에는 여기서 꼭 살아 보자.' 둘이 몇 번을 이야기했었는데...

내가 일군 것들로 구매한 최초의 집이자,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공간이라 더 애착이 간다.

여기서도 나의 반려운동이자 생존운동인 폼롤러 스트레칭과 내전근 강화 운동은 이어진다. 22년 차 유지어터가 되니 이제는 몸이 자동으로 반응한다.




8시, 파우더 룸

오늘 메이크업 포인트는 밤까지 이어지는 일정에도 방금 화장한 것 같은 탄탄하고 촉촉한 피부 표현이다. '진정한 럭셔리는 피부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투명하고 은은한 광택이 도는 화사한 피부는 나의 작품들까지도 돋보이게 해 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의상은, 일정이 세 개나 있는 타이트한 날인 데다가 저녁 비행기까지 타야 하니 옷을 갈아입게 될 수도 있겠지만, 첫 번째 픽은 한결같이 CELINE의 '롤리타 어시메트릭 드레스'이다. 2023 F/W 제품으로 5년이나 된 작품이지만,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손이 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이다. 액세서리는 BEAVA의 시그니처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한다. 크림색 드레스와도 살짝 고민했으나, 착장을 마치니 역시 블랙이다.

네일은 버건디 그대로, 난 버건디 네일이 좋다.




11시, 인왕산 초소책방

매일이 짜릿한 마흔의 글쓰기가 10주 연속 아마존 교양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 축하 겸 작가 사인회가 있는 날.

미국에서까지 나를 보러 와 주신 팬 분들의 사랑에 진짜 괜찮은 사람, 독자가 투자한 소중한 시간과 돈이 안 아까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우리 동기들 얼굴이 저기 보인다. 눈 화장이 망가지지 않게 면봉으로 눈가를 톡 찍고, 귀한 시간 내어 준 이들을 마중한다. 


2024년 5월, 꿈에 그리던 첫 책이 출간되었다.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뒤 8개월 만의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었다. 당시 글쓰기 소모임 동기들과 공저한 마흔의 지혜들이란 책이다. 흔하디 흔한 내 이름에 대해서 글이나 한 번 써봐야지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5명의 멋진 지혜들을 만나 뚝딱 한 권의 책이 나왔다.


그다음 해인 2025년 10월에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 책이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Beyonce가 엘르_2028년 3월호와의 인터뷰에서 The Sweetest Moment_매일이 짜릿한 마흔의 글쓰기 영문판을 언급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후, 매일이 짜릿한 마흔의 글쓰기》는 일명 '역주행'하며 아마존 교양 부문 1위를 찍었다. 지인들로부터 인터뷰 기사를 전달받았던 날은 하루종일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진짜 이게 된다고?

중학교 때 Beyonce가 멤버였던 Destiny's Child의 [Say My Name] 뮤직비디오를 보고 난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다. 오죽하면 태닝까지 했었을까. 그날 이후 내 인생의 뮤즈는 Beyonce였다. 내가 영국행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도 그녀와 인터뷰하는 어느 멋진 날을 고대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이 내 책이라니, 내 책이라니!!!

이제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Beyonce와 함께 무대에 서보는 것.


옛 추억에 빠져 있다 보니 벌써 한남동에 갈 시간이다.




2시, 한남동 BEAVA 쇼룸

최상급의 진주 주얼리를 스트리트 패션과 믹스매치 하여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는 'BEAVA(Beautiful Ava)'의 새로운 라인인 AMuse의 론칭쇼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액세서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부터 난 늘 진주가 좋았다. 언젠가는 내가 직접 디자인한 진주 목걸이를 선보이고 싶다고 꿈을 꾸며 살았는데, 글을 쓰면서 확실해졌다. 할 수 있겠다고. 그렇게 BEAVA는 탄생했고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 새로운 라인까지 출시할 수 있게 되었다.

256분, 상상하던 그 모든 것이 한 장면으로 응축된 쇼룸 한 켠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그때 "언니!!"하는 반가운 외침과 함께 와락 껴안아주는 그녀들. 언제나 나를 응원해 주고 멘토라 불러주는 사랑스러운 그녀들의 도착에 벌써부터 든든하다. 론칭쇼 시작을 알리는 축하 공연은 Bella의 데뷔곡 [Bella]이다. 슬초브런치 동기로 만난 그녀는 이제 무대 위에서도 빛난다. 고마워!

 



9시, 더 페닌슐라 홍콩

언제 와도 마음이 편해지는 홍콩.


J의 홍콩지사설립 축하파티가 있는 페닌슐라 호텔 스카이라운지에 위치한 칵테일 바, 펠릭스로 향한다. 나의 시작의 처음에는 늘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실행력, 추진력의 아이콘이다. 망설이고 고민하느라 수많은 기회들이 사라져버린 내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J는 이것저것을 추천해주곤 했다. 그렇게 '일단 지르고 고쳐 나가자'는 마인드를 장착하게 되고 나서부터는 어쨌든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고, 글쓰기를 시작했고 진주 목걸이를 만들게 되었으며 그 이후에는 책을 냈고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론칭쇼를 기획했다.

지난 생각에 잠긴 사이 택시는 호텔 입구에 도착했고, 1년 만에 J를 본다. 혼자서 하루 3시간 겨우 자며 고민하던 그 수많은 밤들을 지나 홍콩 지사까지 설립한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며 나도 하나씩 이뤄내고 있었다. 내 속도와 방향에 맞춰.






집에 돌아와 고마운 분들에게 드릴 크림치즈 휘낭시에와 에그타르트, 애플망고를 포장해 직접 배달을 간다. 먼 곳에 있는 분들에게는 택배로 보낸다.

돈을 벌어서 가장 좋은 이유,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비싸고 맛있는 음식들 마음껏 사줄 수 있어서.

가격표 안 보고.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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