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가'
'원하는 모습의 삶을 이끌기 위해, 나는 어떤 태도와 성품, 됨됨이를 지녀야 하는가'
'
서른아홉의 11월 즈음, 두 팔 벌려 환영했던 서른과 달리, 마흔이 오는 길목은 달갑지 않았다. 몸은 노화하고, 융통성은 줄어들고 타고난 줄 알았던 친절함은 노력해야 발휘되는 결과물이 되었고, 마음은 주인인 나조차 모르겠는 지경이 이르렀다. 매일 나가던 외향성의 에너지는 사유와 참선의 절실함으로 변모하였다.
마흔, 내 삶의 화두는 인생의 방향과 향상심으로 기울었다.
매일 아침 기도하는 것이 있다.
기쁘고 즐거운 아침이 되기를. 모든 건 나에게 달려 있으니 잘해보자, 마음먹는다.
어느 날은 이 기도가 무색하게 짜증도 내고 화까지 내버린 '망친' 아침이 되어버린다. 이대로 오늘 아침을 내버려 두면 진짜 '폭망'한 오전을 넘어 하루가 될 테고, 밤에는 다시 후회할 일이 자명하기에 온 힘을 다해 마음을 가라앉힌 후 평정심을 가까스로 쥐어짜 내어 그럭저럭 평범한 아침이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본다.
제일 싫고 지겹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게, 화내는 내 모습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화를 내면서도 안다. '아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이건 체력이 안 돼서 짜증이 나는 내 감정이니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해. 화를 낸다고 좋아지는 점은 단 하나도 없어. 이쯤에서 멈추자.' 이렇게 잘 알면서도 안 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마음이 저리고 죄책감마저 든다.
화내는 스스로가 너무 싫어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삶과 사람, 사회적 기준이 상당히 높은 인간이었고 (그냥 높은 게 아니고 객관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 이런 나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게 필요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육아와 인간관계,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조금 더 편안해지긴 했다. 그래도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기준을 낮추는 건, 놓고 놓고 더 놓아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매일 마음을 다잡는다.
향상심 (向上心)
모든 면에서 현재보다
더 발전해가고자 하는 마음
향상심, 과거의 나를 뛰어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뛰어넘겠다는 다짐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일. 오늘은 웃으며 따뜻한 한 마디 건너주는 이웃으로, 오늘은 체력 관리 잘해서 자기 전까지 친절하고 너그러운 엄마로, 오늘은 남편에게 애정을 듬뿍 담아 한마디 건네기로, 나만이 아닌 타인과 주변을 위해 마음 쓰는 시간을 갖기를, 오늘은 어제보다는 한 걸음 더 괜찮아지기를...
이런 내가 되기 위해 무얼 해야 할까, 이런 성품, 태도,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많은 생각을 했다. 여러 책에서, 귀인들로부터, 좋은 말씀들에서 내가 얻은 답은,
- 꾸준히 자기 객관화하기: 편안하고 익숙한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지 않기
- 원하는 모습으로 가기 위해 무조건 한 걸음 나아가기: 마음만, 생각만 품지 않고 일단 실행하기
- 나의 장점과 잘한 일들 두루 살펴보기, 너무 채찍질하지 않기
- 가만히 들여다보기, 누구든 섣불리 판단하거나 내 기준으로 생각해 버리지 않기
- 감사한 일, 고마운 일, 미안한 일, 힘든 감정 모두 기록해 보기
그런 가운데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단 1%로라도 성장한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Joshua Woroniecki_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