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 7500만 원을 세이브하려면

지금 당장 어디에서든, 움직여 봅시다

by 아름다움

"혹시 발레 하시나요? 몸이 진짜 얇고 예뻐서 발레리나 같아요."

방금 운동을 마친 후 샤워장에서 들은 이야기다.

탕, 열탕, 수영장, 헬스장, 실내 체육관 등 서로의 몸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가늠할 수 있는 장소에서도, 놀이터, 카페에서도 한 마디씩 물어온다. 어쩜 이렇게 날씬하냐고. 타고난 건지, 하루에 몇 끼나 먹는지, 식욕이 없는지,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는지, 무슨 운동을 얼마나 하는지...

"저는 먹기 위해 매일 운동해요. 오늘 새벽에도 일어나서 전신 스트레칭, 허벅지 근력운동 하고 왔어요. 공복에 몸무게 측정하고, 쪘으면 그날은 식단도 같이 조절하고요."

그리고 나의 대답을 들으면 다들 놀란다.

첫 번째로, 나의 하체는 결코 타고나기를 가늘거나 마르지 않았다는 점과, 두 번째로 내가 이 루틴을 10년 넘게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당연히, 세상에는 날씬하고 탄탄하고 훌륭한 몸매의 소유자들이 넘쳐난다. 전문 트레이너 선생님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몸을 만들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거기에서 나는 그저 마흔한 살의, 운동을 조금은 좋아하게 된 운동 애호가일 뿐이지만, 한 가지는 정말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지금의 내 몸은 타고남이 아닌, '매일 아주 작은 습관의 위대한 힘'을 증명한, 꾸준함과 성실함의 산물이자 여정 그 자체라는 의미에서다. 16년 차 유지어터로서 장담하건대, 매일 10분의 힘은 엄청나다.



내가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게 도와준,

불치의 영역으로 불리는 그 어렵다는 하비(하체비만)를 탈출시켜 준,

이제 안 하면 찝찝해져 무조건 하고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나의 반려운동이자 생존운동인 하체 운동과 폼롤러 스트레칭, 림프 마사지이다.



절대 안 될 줄 알았다. 내 몸을 사랑하는 일.

지금도 물론, 애플힙, 마른 듯 탄탄한 허벅지라인, 예쁜 팔근육, 5cm 더 큰 키를 가진, 지극히 주관적인 내 기준에서의 아름다운 누군가를 보면 부럽다. 달라진 점은, 예전에는 내 몸을 미워하면서 타인의 그 몸을 부러워했다면, 지금은 내 몸을 사랑하면서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갖기 위해 매일 운동과 식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년내과 일인자라고 불리는 정희원 교수님의 '건강하게 늙어가기'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 '노화속도'에 '유병장수' 시대로 접어든 요즘, 어떻게 최대한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는 모두의 최대 관심사다. 내가 운동을 매일 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원동력도 건강한 엄마로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일상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서다.


연금보다 '근육'이라는 유행어는 이제 사실이 되었다. 나이 들수록 몸에서의 근육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실제로 노년기의 '근육'의 가치를 환산하면 1kg당 400만 원이라고 한다. 기능 저하가 생기는 '아픈 노년'의 시작 시기를 평균 73세로 보고 있는데, 73세 이후 예상 병원비는 18억 7500만 원가량 든다고 정희원 교수는 언급했다. 이 엄청난 비용을 세이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열 번 말해도 또 말할 수 있는, 자신에게 맞는, 필요한 근육을 확보해 줄 근력운동과 식단을 지금 당장 하는 것이다. 근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외부 활동과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면서 우울증 및 인지 기능 저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18억 7500만 원을 병원비로 쓰고 싶지 않다.

그 돈으로, 나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달씩 살아 본 뒤, 런던으로 넘어가 세 달 정도 지내며 예전 학생 때처럼 살아보고 싶다. 이후에는 태국으로 넘어가 방콕, 치앙마이, 코사무이, 치앙라이도 가보고, 홍콩도 또 가보고 싶다. 아... 상상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겨우겨우 눈도 못 뜬 채 일어나 매트를 깔고 보라색 폼롤러를 꺼내 까만 새벽 허벅지로 브이를 그리고 있다.










출처: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노년내과 정희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