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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DEVELOPMENT Jul 10. 2021

Sustainable Livelihoods 분석하기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대를 넘어서서

국내 국제개발계에서도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의 여러 프로젝트들이 기획되고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의 규모들은 커지고 KOICA를 비롯해, 여러 컨설팅업체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NGO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많은 지원 프로그램들도 생겨나고 있다. 농업농촌개발 프로젝트들도 마찬가지로, 교육/보건/환경 등 KOICA의 여러 사업 섹터들 예산비중 중 약 10%대의 점유율을 꾸준하게 유지해 오면서 정말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ODA사업 뿐만 아니라, NGO계에서도 소득증대 활동을 주로 하는 농업농촌개발 프로젝트들을 꾸준히 오래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농업농촌개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성과지표에는 두개의 축이 있다. 바로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대. 사업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심플하고 대표적인 지표들이고, 실제로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바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농업농촌개발 프로젝트의 요소들은 그 안에서도 매우 다양한데, 최종적으로 바라 보는 사업의 목표는 결국 생산성 향상과 소득의 증대로 귀결되곤 한다.


이 두개 지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다. 너무도 당연히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다루어 져야 하는 지표들이 맞다. 다만, 농업농촌개발 프로젝트의 진행과 성과를 관리하는 실무자로서 아쉬운 점은 이 성과지표들에 매몰되어 우리의 대상지역과 주민들의 삶을 둘러싼 여러가지 역동들과 변화들에 대한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생산성이 향상되고 소득이 증대한다면 우리가 세운 목표를 달성한 것들은 맞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생산성과 소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훨씬 더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주고 받는 지역사회의 지역주민들의 삶 자체이지 않은가. 아쉽게도 프로젝트와 그 성과지표들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대 넘어의 변화들과 역동들은 막상 내 관심이 미치는 영역 밖의 것들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우리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이 그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삶의 긍정적 변화라고 한다면, 생산성과 소득을 넘어 보다 넓고 깊은 시선으로 개발 프로젝트의 영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삶의 변화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을까. 인간과 사회는 워낙 복잡한 구조와 관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정의하거나 측정할 수 없지만, 이를 위한 노력들은 계속 이어져 왔고 관련된 개념들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Livelihood, well-being, resilience 등의 개념들이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복합적인 삶과 환경을 분석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개념들이라 생각한다.


특히, '생계'라고 번역이 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livelihood는 개인과 가정의 삶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행적인 정의에서 벗어나 Sustainable Livelihood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데, 이 개념은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한 확보'를 넘어서서 보다 복잡하고 깊은 구조와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기준과 틀을 제공해 준다.


같은 맥락에서, 본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Sustainable Livelihoods Framework(SLF)은 섹터별 지표들을 넘어서서 보다 복합적인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삶과 환경들을 구조화하고 분석하는 데에 방향성과 방법론을 제시해 주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livelihoods가 여러 위기상황과 환경 속에서 얼마나 지속가능한지(Sustainable)를 분석할 수 있는 기준들도 보여주고 있다.


Sustainable livelihoods Framework은 참여적 접근법(Participatory Approach)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영국의 개발학자 Robert Chambers에 의해서 1992년 처음 제시되었고, 이후 Ian Scoones 등 다양한 학자들에 의해 보완되고 발전되었다. 이 프레임워크는 DFID 등 다양한 국제개발 액터들에 의해서도 활발히 활용되었고, 지금까지도 지역사회와 개인, 가정들의 livelihoods를 분석하는 틀로 활용되고 있다.

Vulnerability Context

지역사회와 개인들은 다양한 위기상황 속에 놓여 있다. 대표적으로는 기후위기나 분쟁 등과 같은 위기들이고, 시장의 불변성 등도 이러한 위기들이 될 수 있다. 지역사회와 개인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영향을 받고 있다.


Livelihood Assets

Livelihood는 5가지 자본들로 구성되어 있다. 5가지 자본들은 교육수준, 건강, 노동력 등을 의미하는 인적자원(Human capital) / 토지, 물, 산림 등 자연자원(Natural capital) / 소득, 현금, 저축 등 금융자본(Financial capital) / 네트워크, 신뢰 등 사회적자본(Social capital) / 각종 장비, 인프라의 물적 자원(Physical capital)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이든 지역사회든, 이들의 livelihood는 이렇게 복합적인 자본들로 구성되어 있다.


농민을 예로 들어 livelihood를 바라보자면,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livelihood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 인적 자원: 건강 수준은 어떠한가, 학력은 어떠한가, 농업기술에 대한 수준은 어떠한가 등

- 자연 자원: 토지는 소유하고 있는가, 수자원은 이용할 수 있는가 등

- 금융 자본: 소득 수준은 어떠한가, 금융서비스 접근성은 어떠한가, 저축 수준은 어떠한가 등

- 사회적 자본: 협동조합 등 주민조직에 속해 있는가, 이웃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상호 간의 신뢰 수준 등

- 물적 자원: 집 소유 여부, 농기자재는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가, 관개시설 접근성은 어떠한가 등


Transforming Structure & Processes

또한, 지역사회와 개인들은 정부, 기업, NGO 등 여러 주체들과 법, 정책, 문화, 사회 규범 등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에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해당 지역에 어떠한 법과 정책이 적용되고 있는지, 어떤 사회적 규범과 문화가 있는지, NGO와 같은 외부자들이 존재하는지 등은 이들의 livelihoods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성을 예로 들자면, 남성중심의 가부장제 안에서는 livelihood를 구성하는 5가지 자본들에 대한 접근이 낮을 수밖에 없다. 교육을 받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경제활동이 제약되어 소득도 낮을 수밖에 없는 등, 사회규범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Livelihood Strategy

Livelihood Strategy에는 크게 4가지 전략이 있다. 농촌 지역의 농민을 예로 들면, 농경지를 확장하는 extentification / 면적당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intesification / 작물을 다양화하거나 농업 외 소득을 증대시키는 diversification / 타지로 이주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migration, 이렇게 4가지 전략이 존재한다. 지역사회와 개인들은 여러 vulnerability context 속에서 5가지 자본(livelihood assets)들을 가지고 다양한 내외부 기관, 조직들(structure)과 사회의 법, 정책, 규범(processes) 등과 상호작용을 하며 livelihood를 향상시키기 위해 이 4가지 전략들을 실천하게 된다.


Livelihood outcomes

4가지 전략들을 실천한 결과들은 무엇일까. SLF는 소득증대, 웰빙 향상, 취약성 감소, 식량안보 개선 등을 그 결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위의 Framework은 Chambers의 것이지만, Ian Scoones의 SLF에서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향상도 그 결과물로 제시하고 있다.


언뜻 보면 복잡해 보이는 구조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된 지역사회와 개인들의 삶을 구조화하여 보기에는 가장 직관적인 Framework이 아닐까 싶다. 이 framework은 어떤 프로젝트의 성과를 관리하거나 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툴(tool)은 아니다. 프로젝트가 있든 없든, 어느 지역사회와 개인들의 livelihoods가 어떠한지를 분석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 주는 틀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 같다. 하지만, 국제개발 분야에서 SLF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기후변화 적응능력(adapative capacity) 등 복합적인 지표들을 측정하는 여러 기준들과 지표들을 세우는 데에 활용되기도 한다.


SLF은  농촌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데에 있어서, 정말 많은 관점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대라는 단기적인 성과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지원하고, 농업기술 교육을 하는 여러 활동들 하나하나에도 큰 의미가 있음을, 그리고 이러한 것들 역시 우리가 변화를 살펴보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져준다.


더 나아가, 이 framework를 통해 우리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지역사회와 대상자들의 삶을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고, 프로젝트의 성과관리를 위해 단순화 시킨 성과지표들에 매몰되지 않고 대상자들의 livelihood의 복합성과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다면 SLF이 국제개발 실무자들에게 가져다 주는 가치는 훨씬 의미있을 것이다.


#국제개발협력 #농촌개발 #지속가능한발전 #oda #국제개발 #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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