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란, 같은 것을 바라보는 사람
친구를 정의하는 데 정답은 없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구다움’은,
언제나 그 관계의 본질을 향해 다가가게 한다.
동양에서는 친구를 도(道)를 함께 나누는 자,
서양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이해하는 자로 여겼다.
동양, 특히 유교 전통에서
친구는 단순한 감정적 유대가 아니다.
공자는 말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우정은 곧 배움이었고,
함께 성장하는 수양의 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는 도반(道伴),
삶의 길 위를 나란히 걷는 동반자였다.
친구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내 삶을 점검할 수 있는 기준이었다.
서양에서는 친구란
개인의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정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① 유익을 위한 우정
② 즐거움을 위한 우정
③ 선한 것을 함께 추구하는 우정
그는 가장 고귀한 우정이
선(善)을 향한 공동의 열망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즉, 친구란 단순히 서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동행자였다.
필자는 생각한다.
좋은 친구는 나를 마주 보며
끊임없이 평가하는 존재가 아니다.
서로를 직면하지 않기에 대립하지 않고,
서로를 등지지 않기에 함께 걸어갈 수 있다.
진정한 친구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같이 보내는 시간의 길이보다,
같은 가치를 향해 있는 눈길이
그 우정을 더 깊고, 더 단단하게 만든다.
진짜 친구는
서로를 비교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장점과 단점을 따지는 대신,
그저 그 사람과 함께 있으려는 마음으로 존재한다.
평가가 사라질 때,
비로소 관계는 안전해지고,
그 안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 편안해진다.
친구란 ‘서로를 바라보는 자’가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바라보는 자’다.
그 방향이
같은 하늘이든,
같은 책이든,
같은 아픔이든,
같은 희망이든 간에.
그 시선이 닿는 곳에
우정이라는 이름의 조용한 연대가 자리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