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사랑의 시작이 아니라 다짐의 시작이다.
결혼을 조금 일찍 했다.
또래보다 한 발 앞서 인생의 반을 지금의 아내와 함께 걸어왔다.
함께 보낸 시간이 쌓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습도 서서히 변해갔다.
어느 날, 나보다 훨씬 어린,
하지만 마음속으로 깊이 아끼던 후배 부부에게 주례를 부탁받았다.
처음엔 고사했다.
주례는 아무나 서는 게 아니라고,
나는 아직 자격이 없다고.
하지만 그들의 간절한 부탁에
결국 마음을 열고 승낙하게 되었다.
주례를 준비하며
나는 지난 20년 가까운 결혼생활을
천천히, 그러나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첫사랑이나 연애는 선택이라기보다는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불쑥 마음에 들어와
감정이 커지고, 함께이고 싶다는 마음이 자라나는 것.
그건 마치 예상치 못한 바람처럼 우리 삶에 불어온다.
하지만 결혼은 다르다.
결혼은 우연이 아닌 선택이다.
그리고 그 결혼 속의 사랑은
선택의 반복, 다짐의 연속이다.
나는 아내와 살아오며 매일 아침 결심한다.
“오늘도 아내를 사랑하겠다.
오늘도 자식들을 사랑하겠다.”
이건 선언이고, 마음속 맹세다.
어제의 다툼도, 피곤함도,
그 어떤 이유도 그 다짐 앞에선 핑계가 되지 못한다.
사랑은 조건이나 반응이 아니다.
사랑은 내가 선택하는 태도이고,
매일의 실천이다.
결혼식 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의 사랑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마음이 커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의 사랑은,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내가 결심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사랑을 다짐해 보세요.
그 다짐이 쌓여,
당신의 관계는 결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결혼을 ‘사랑의 결실’이라 말하지만,
나는 오히려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랑은 감정이 아닌 선택이고,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다시 품는 의지다.
결혼은 어쩌면
사랑에 대한 매일의 결심이
하루하루 쌓여
관계를 지탱해 주는 조용한 기반이 되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