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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쌤 Sep 09. 2023

현대판 글래디에이터 경기장

이공계 대학 축제에서

 가을, 이름만으로도 풍성한 감성과 노란 은행나무 열매의 스멜이 물씬 떠오른다. 그렇게 더웠던 여름도 꼬리를 감추고 열기가 한층 식기 시작할 무렵, 대학 캠퍼스는 축제의 열기로 다시 끓어오른다. 올해도 어김없이 캠퍼스 곳곳에 가을 축제 준비로 분주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공계 대학 축제에는 남다른 기술의 미학이 보인다.


 야외 공연 무대에서는 학생들의 춤판과 노래자랑 한마당이 벌어지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자아낸다. 부스 활동도 다채롭다. 각종 프로그램과 주막(그래, 축제에 이게 빠지면 안 되지), 프리마켓에서 활기가 가득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코딩 경연대회다.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대회가 아니라 학생들의 지식과 열정, 그리고 창의력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지적 난투극이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 참가자들은 학생이 아니다. 그야말로 계급장 떼고 한판 붙어보는 개발자이자 알고리즘의 검투사이다. 관객들은 코드 전쟁을 지켜보며 전략, 임기응변에 감탄한다. 재야의 고수들이 대결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코드의 행과 열 사이에서 창조와 파괴가 일어나고 승리를 쫓는 경쟁이 펼쳐진다. 뛰어난 논리력과 창의력은 지적 경외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코딩 경연대회는 지식과 기술의 힘을 선보인다. 창조의 아름다움은 과연 예술가의 전유물일까.


 대학교 축제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열정을 보여주는 무대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며 서로의 감성을 공유한다. 교직원으로서 나는 학생들이 선보인 기술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가을의 포근한 추억 속에 함께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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