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위아의 공작기계 사업 매각과 시사점
지난 글 말미에 국내 넘버 2 MTB였던 현대위아가 공작기계 사업을 매각하고, SEMC이 인수한 소식을 전했다.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위아가 공작기계 사업을 매각한 이유? 보도 기사를 보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 투입"이라고 한다.
미래 먹거리 = 자동화와 스마트 팩토리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보인다. "모빌리티"가 현대 그룹의 아이덴티티인 건 알겠는데, 사업 내용인 "자율 제조나 스마트 공장"과 "모빌리티 설루션"이 무슨 관계일까? 그룹사 관련 및 자동차 산업.. 즉 모빌리티 중심 제조 공장과 을 타깃으로 한다고 하면 맥락이 맞는 것 같다. 좀 더 멀리 보면 앞으로 열릴 모빌리티 관련 B2C까지.
그렇다면,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프로바이더"로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아래 기사 내용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현대위아는 하드웨어와 제조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가진 기업이며, 현대오토에버는 소프트웨어와 IT 인프라 구축에 특화된 회사이다.
현대위아가 제조 공장에 필요한 로봇, AMR, 물류 자동화 시스템, 창고 설비 등의 하드웨어와 이들의 운영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셀 - 물류 - 제조 라인 단위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포커스 라면,
현대오토에버는 이러한 시스템들을 통합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상위 플랫폼 개발이 중심이다. 플랫폼에 자동화 시스템을 연결하여 IoT, 데이터 분석, 통합 관제 등 공장 전반의 IT 인프라와 제어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대오토에버의 플랫폼 위에 현대위아가 구축한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들이 연동될 수 있다.
자동화는 현대위아의 자동화 단위 레벨로 구성하는 것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더 상위 개념의 플랫폼과 연결되어 공장 전체 수준의 통합 운영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 현대위아는 하드웨어 및 운영 단위의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담당하는 솔루션 제공자
✅ 현대오토에버는 이를 통합하고 확장하는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인프라 제공자
✔️ 자동화 관점에서 공작기계는 구성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자사 기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기계를 유연하게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MTB로써 자사 기계를 신규 판매 해야 하는 입장과, 자동화 입장에서 다양한 공작기계를 다뤄야 하는 입장은 충돌될 수 있다. 솔루션 제공자라면 제조업체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 유리하다.
✔️ 제조 업력을 바탕으로, 공작기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어떤 프로토콜로 연결하고, 어떻게 어떤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지 -는 충분한 도메인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및 솔루션 관점에서 하드웨어보다는 플랫폼, 통합, 제어, 데이터가 부가가치 요소이다. 이러한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필요한 부가가치를 내재화하는데 집중하고, 공작 기계의 제조는 직접 수행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설계 · 품질 관리 · SW는 내재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제품의 경쟁력과 리스크 관리,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코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조도 내재화해야 할까? "제조의 속성을 이해하고", "통제하고 관리" 할 수 있다면 외주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과거 제조업은 제품을 직접 만들어서, 제품 마진을 비니지스 모델로 삼았다. 즉, 제품 그 자체가 상품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제조업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제품의 경쟁력 위에 쌓아 올릴 서비스와 데이터, 생태계 확장을 고민한다.
현대 위아의 사례는 제조 노하우에 기반한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제조보다는 솔루션이라는 선택을 했다. 제조 산업에서 "제조"는 내재화와 외부화 중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까? 제조는 점차 외부화가 일반화되는 추세로 보인다.
애플의 사례 �
대표적으로 애플은 제조공장을 단 하나도 보유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통제한다. 이는 설계와 품질 관리는 철저히 내재화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제조는 외주이지만, 경쟁력은 내재화에 기반한다.
애플의 영업 이익률은 30%가 넘지만, 애플의 주요 제조 외주 업체인 폭스콘은 3% 이하이다. 직접 제조하지 않아도, 설계와 품질 관리 역량을 갖춘 기업은 제조사의 10배 이상의 수익성을 내는 예시이자, 제조만으로는 부가가치가 낮다는 반증이다.
자동차 업계의 사례�
자동차 완성차 업체는 제조보다는 설계, 품질, 통합에 집중하고, 각 부품들을 독립적인 기능 단위로 묶어 모듈화 하고, 이를 외주화 하고 있다. 제조뿐만 아니라 설계 일부까지도 전문 업체에 맡기면서 외주화의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외주화를 통해 완성차 업체는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완성차 업체가 직접 제조를 수행해 오면서 쌓은 도메인을 통해 외주 대상품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내재화하고 외주화 해도 되는지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의 특성, 보유 역량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다. 다만, 품질을 통제할 수 있다면, 제조는 외주화라는 선택도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