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파트너스의 마키노 인수 추진

MBK 파트너사의 마키노 인수 추진을 바라보며

by 창문 너머 제조



당분간 공작기계 세상 이야기는 조금 내려 두고, 다른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공작 기계 시장에 파란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짚고 넘어가 보려고 한다.






▪️ MTB 파트너스의 마키노 인수 추진




현재 국내 1위 자산가는 누구일까? 바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다. 최근 이 MBK가 일본의 글로벌 탑 티어 MTB 중 하나인 MAKINO (지난 글 참조) 사의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다.



MAKINO는 외관은 투박해도, 가공 성능을 중시하는 ‘찐 기계쟁이’들이 선호하는 공작기계 브랜드로 통한다. 특히 항공우주, 에너지 산업 등에서 활용되는 대형 머시닝센터 라인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2024 IR 자료(링크)를 보았을 때, 재무적 구조나 성장성도 특별히 이슈가 없어 보이는데, 왜 매각하려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참고로, 니덱(NEDEC) 이 주식 공개 매입(TOB)을 통해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바 있으나, 마키노가 반대 입장을 취해서 우호적 자본 구조 내에서 자율성 유지하고자 전략적 PE와의 협상을 해 왔고 MBK가 우선협상권을 획득한 상황이다.





▪️ MTB 파트너스 : 다시 한번 공작 기계


MBK 파트너스는 과거 **두산인프라코어(현 DN솔루션즈 : 국내 1위, 글로벌 3위 )**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력이 있다. 약 5년의 기간 동안 (2016 ~ 2022) 전임 사장을 중용하며,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을 맡겼다. 적극인 경영 개입보다는 체계 유지에 가까웠다는 평이다.




16년 1.13조에 사서 20년까지도 1조가 안되던 회사를 22년 말 기준 1.8조 까지 매출 성장 후 2.2조에 매각하였으니, 투자는 매우 성공적. MBK는 어떻게 매출을 성장시킨 걸까? 공작 기계는 제조업 사이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업계 1위인 DMG MORI 도 비슷한 시기 20년 3조였던 매출이 24년에는 4.8조로 약 1.65배 성장했다.

DMG MORI IR 자료 (단위 : 10억 엔)



따라서, 20년부터는 공작 기계 업황이 좋았으니 MBK는 흐름을 잘 타고 좋은 시기에 매각했다고 본다. 이것을 예측하였다면 투자의 신 인정...






▪️ 향후 공작 기계 시장의 판도는?



마키노의 경우 공작기계 제조사(MTB) 중에서도 기술력이 높은 회사로 평가받는다. 특히 항공 및 금형 산업을 중심으로 고정밀·고가 장비를 공급하고 있어, 장비 한 대당 부가가치는 높지만 판매 대수는 다른 글로벌 MTB 대비 적은 편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 공략의 가능성

DMG MORI와 Mazak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MTB는 딜러 기반 판매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Makino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M/S가 낮은 편 임으로, 한국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국내 마켓과 네트워크에 익숙한 인력을 중심으로 현지 판매 조직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인력 운용과 현지화 가능성

MBK가 마키노를 인수하게 될 경우, 두산공작기계 (현 DN솔루션즈) 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마키노의 글로벌 성장 기반을 재편하고, 선도 기업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내 공작기계 인력 풀은 업계 내에서 순환 이동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MBK는 과거 인수 경험을 통해 확보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업, 마케팅, 서비스 분야의 핵심 인력들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제조 생산 가능성

‘국내 제조’까지 결정하게 되면 투자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투자사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일본에서 완성된 기계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 맞춰 응용·제안하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한다면, 세일즈·마케팅·고객지원 실행 조직과 함께 AE 및 자동화 인력들의 이동이 있을 수 있고, 기술 개발과 기계 본체 설계는 여전히 일본 본사 주도 할 것으로 보인다.








▪️ [Business Insight] 제품만으로 시장에서 이길 수 있을까?



공작 기계 본연의 기계 기술로 높이 평가받는 마키노 사태를 보며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본다. 시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은 제일 좋은 제품일까? 제품은 하나의 출발점에 서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제품이 고객에게 가기 위한 여정에서 영업, 마케팅, 서비스는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역량이다. 제품이 뛰어나다고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상품으로 재구성하고, 고객에게 도달하게 만드는 역량 또한 경쟁력이다.


제품은 상품이 되어, 영업/마케팅/서비스와 함께 고객에게 제공된다.



이러한 가치사슬(Value Chain)을 기업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다면—예를 들어, 딜러 체계를 통해 영업과 서비스를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제품의 경쟁력보다 딜러의 영향력과 협상력이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직접 운영하는 전략은 높은 리스크를 수반하며, 해당 지역에서 이미 강력한 입지를 가진 파트너가 존재할 경우, 정면 승부보다는 손을 잡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런 당연한 말을 하는 이유는, 나 또한 제품의 일부를 설계하는 일을 오랫동안 했더니 '제품이 가장 핵심이고 나머지는 보조'라는 생각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부서가 만들어 내는 제품의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기술력만으로 뚜렷한 격차를 만들기 어렵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주변을 둘어보면 기술력이 훨씬 높은데 오히려 사업의 성과는 부족한 경우도 많다.





문제를 푸는 방법은 제품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알아가는 중이다. 문제를 푸는 열쇠는 제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상품으로 만들고, 고객에게 도달하게 하는 능력에도 있다는 것을. 물론, 제품이 좋으면 유리하긴 하다. 하지만 결국 시장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제품과 상품을 구분하고, 상품을 고객에게 연결하는 전체 역량이다.





※ 본 글의 전망과 해석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과 일부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으로, 객관적 사실이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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