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욘드스페이스 조직문화를 소개합니다
'MZ 세대와 서로 존댓말 쓰며 존중하기'가 마치 수준 높고 트렌디한 조직문화로 비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말투 같은 표면적인 존중 보다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업무 권한을 주는 것이 낫다.
이 글은 내가 혼자 운영하던 회사에서 동료를 어떻게 찾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소통하는지 말하고자 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팀원, 인사 때문에 고민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사업 규모와 상관없이 동료에게 내 회사의 재무 권한을 넘긴다는 건 정말 위험하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이 형태를 잘 유지했고 지금까지도 재무 파트는 동료 A 매니저에 의해 잘 관리되고 있다.
A 매니저와 함께 일하기 전, 회사의 자금 사정은 좋지 않았다. 공유오피스 2개 지점을 나 혼자 운영하고 있었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
하지만 공유오피스 고객이었던 A 매니저에게 시설 관리 업무를 맡겨보니 분명 나보다 잘하는 것이 있었고, 지점을 확장할 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정식으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공유오피스 업무 중에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은 미납금을 받아내는 일이었다. 어쩌면 본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데, 친분이 있는 고객들에게 금전적인 얘기를 꺼내는 건 내게 너무 어렵고 스트레스였다.
나와 다르게, A 매니저가 일하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철저했다. 주어진 업무가 있다면 빈틈없이 처리해야 했고 일정을 미루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했다.(내가 오히려 느슨하게 하자고 한다)
지금은 A 매니저가 회사의 모든 재정 업무를 맡고 있고 손실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A 매니저 덕분에 나는 더 많은 임대인을 만나 8개 지점까지 늘어났고 여전히 확장 중이다.
A 매니저에게 재무 권한을 넘기면서 본 사업의 입출금 내역을 모두 오픈했다. 권한이 있으니 언제든 열람도 가능했다. 임대인과 회사가 수익셰어를 하듯이 매니저와 나도 월급에 대해 똑같이 수익셰어를 시작했다.(물론 법인카드는 대표인 내가 더 많이 쓴다.) 모든 입출금 내역을 구글 시트를 통해 함께 공유했고 고민했다.
이러한 열람식 재무 구조 덕분에 나와 매니저 모두 회사의 재정 상황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이는 월급은 낮았지만 초반 성장해야 하는 회사가 기반을 다져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었고 동업자의 자세로 함께 일해주었다.
A 매니저와 대표자는 월급을 낮게 가져갔지만 법인 입장에선 두 명의 자원이 달라붙어서 일해주는 꼴이었다. A 매니저에겐 미안했지만 법인 입장에서는 큰 이득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A 매니저에게 법인의 지분도 셰어하여 진정한 동업자가 된 상태다.
A 매니저가 좋지 못한 대우에도 우리와 오랜 시간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건 표면적인 존중 보다 의사결정의 존중과 업무 권한의 유연성 때문일 것이다.
내가 회사 대표라면, '팀원들에게 태도만 예의 바르고 팀원을 믿고 권한을 충분히 주고 있는지?' 판단해 보길 바란다.
( 중간에 합류한 B, C 매니저도 있는데, 다음에 소개할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