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 시대에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인 이유
저는 30대 중반이 돼서야, 첫 임신을 하게 된 산모인데요. 전 제가 많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의 제 친구들을 보면 꼭 늦은 것만도 아니더라고요.
물론 30대 초반에 출산한 친구들도 더러 있지만, 그들도 둘째는 30대 중반 이후에 낳거나 아니면 저처럼 초산이거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도 여전히 많거든요.
그러다 오늘 기사에서 30대 후반의 여성 출산율이 11개월 연속으로 상승하는 반면에, 30대 초반의 출산율을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걸 보고 이게 정말 내 주변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30대 후반·40대 출산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하나의 흐름 같아졌어요.
이렇게 소위 말해 노산이 늘어나는 이유는 결혼 자체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요.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이 2015년 30.0세 → 2024년 31.6세. 불과 9년 만에 1.6세가 올라갔어요. 그러니 첫째를 35세 이후, 심지어 40대에 낳는 가정이 늘어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거죠.
이렇게 노산 이야기가 나오면 보통 건강, 체력, 임신 리스크부터 떠올리게 되는데요. 재테크를 공부하는 제 입장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시간 구조인 것 같아요.
마흔에 첫째를 낳았다고 가정해볼게요.
아이가 10살 → 부모 나이 50
아이가 20살 → 부모 나이 60
이 시점이 언제냐면요. 직장인들은 바로 은퇴를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마 이 시기에 들어가는 돈은 가장 클 거예요. 중·고등 학원비, 입시 비용, 대학 등록금, 유학, 자취, 생활비 지원 등.
아이에게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와 부모의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가 정확히 겹쳐버리는 구조인 거죠. 그래서 ‘노산 가정’일수록 이런 구조를 따라가다보면, 결국 한 가지 결론으로 이어져요.
노후 준비와 자녀 준비를 따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
예전에는 아이를 20대에 낳고 50대에 아이가 독립하면서, 부모도 자연스럽게 은퇴하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아이에게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갈 때 부모는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 건 이 3가지예요.
① 노후자금과 자녀자금은 분리해서 준비
연금, 노후 자산은 꼭 따로 분리해야 하고, 아이 교육비로 나가거나 섞여선 안돼요. 나의 노후가 안전해야 비로소 아이도 안정적으로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② 시간은 짧다, 그래서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
40대 출산 가정은 투자 기간이 더 짧아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부터 당장 장기적인 투자 구조를 만들어야 해요. 절세혜택을 주는 ISA계좌와 연금저축계좌, IRP 등을 만들어 노후를 대비하면서 동시에 자산배분과 적립식 투자, ETF 투자를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불려나가야 해요.
③ 아이 명의 계좌를 만들어, 시간의 복리를 선물하자
부모의 시간은 짧지만, 아이의 시간은 길어요. 지금부터라도 아이 명의 계좌를 만들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넣어주면, 그 돈은 10년, 20년이란 시간 동안 복리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큰돈을 주지 못해도 괜찮아요. 매달 조금씩, 장기 투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정말 큰 차이를 만들어줍니다.
④ 무리한 한방 투자보다 예측 가능한 흐름이 중요
우리 가족의 생활비, 아이를 위해 들어가는 돈은 절대로 잃으면 안 되는 돈이에요. 때문에 변동성이 큰 투기보다는 적립식투자, 분산투자, 장기적인 투자 전략이 가정에 훨씬 더 중요한 이유죠.
저는 무엇보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비싼 학원도, 해외 경험도 아니라 경제 사정 때문에 불안하지 않은 부모의 모습라고 생각해요. 돈 때문에 아이의 선택지를 줄이지 않아도 되고, 은퇴 후에도 아이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는 구조 말이죠. 늦게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불리한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만큼 준비는 더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거죠.
출산 시기가 늦어지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 전체의 흐름이 돼버렸어요. 이 흐름 속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젊을 때 열심히 모아서 노후를 준비하고, 아이의 미래까지 함께 설계하는 것.
어쩌면 노산 시대의 재테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