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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철민 Nov 18. 2019

‘뭉쳐야 산다’ 외치던 코스포,
그리고 의장 김봉진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콘 우아한형제들(배민)과 신생 스타트업 나우픽은 2018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24시 온라인 마트 30분(즉시) 배달사업을 진행 중인 나우픽은 푸드테크협회, 코스포 행사 등에서 우아한형제들 관계자와 김봉진 의장을 여러 차례 만나 사업모델을 소개했다고 한다.


코스포 회원사였던 나우픽은 '뭉쳐야 산다'던 포럼 정신을 따랐고, 회원사끼리 파트너십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대기업과의 만남보다 같은 처지에 있는 스타트업끼리 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한 터였다.


2018년 5월 온라인 마트 30분 배달을 선언한 나우픽(nowpick.co.kr/),

(관련기사: 편의점 상품이 온라인에서 팔리나요?)

그리고 같은 해 12월 나우픽과 유사한 서비스 모델인 배민마켓(mart.baemin.com/)을 테스트한 배민은 2019년 11월 18일 자 유력 일간지에 단독으로 ‘B마트(구 배민마켓)’를 공개했다.

(관련기사: [단독]“감자 한 알도 집까지 바로 배달… 냉장고 혁명 이끌 것”)


1년이 지난 배민과 나우픽은 어떤 사이가 됐을까?

나우픽과 거래 중인 한 거래처(청과 납품업체)는 배민과 여러번 미팅을 했고, 그 업체가 판매 중인 과일 구성 및 수량, 가격 정책은 기존 나우픽과 무척 닮아 있다. 또 한쪽 회사에 근무하던 담당 직원은 이제는 경쟁사로 출근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의 관계가 달라진 건 시장에서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경쟁 대상이 된 것이고, 변하지 않은 건 두 곳 다 코스포의 회원사라는 점이다.


혁신하자던 유니콘 스타트업이 대기업 악행을 따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필자의 착각일까.


'냉장고를 없애겠다'는 푸드테크와 물류혁신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황해를 건너 중국에서도,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그러니 양사의 사업모델이 비슷한 건 시장트렌드를 따른 것 아니냐고 이해할 수 있겠다. 또 자본주의 경쟁에서 무슨 문제일 수 있겠냐 반문도 가능하다.


그러나 김봉진 의장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규제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타트업 스스로 뭉치고 연대해 사업을 확장하고 같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난 8월 열린 코스포 비즈니스 데이에서 강조한 바 있다.


씁쓸한 대목은 바로 이 지점이다.

판단의 몫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사진 출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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