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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Dec 13. 2018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

BEYUNIQUE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는 유교 사상을 홀로 실천해왔다. 부모님이 유교적 성향을 띄어서 나에게 그런 영향을 선사한 것도 아닌데, 신기할 정도로 부모님이 주신 신체는 귀하다는 신념에 늘 깃들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 하나 둘 씩 귀를 뚫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고등학교 때 졸업 선물로 쌍커풀 수술을 받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자기 개성을 찾아 몸에 문신을 새기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휘둘리지 않고 기어코 부모님이 주신 신성한 신체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한결같은 생각을 품어왔다. 갓 대학교에 입학한 후 금 귀걸이를 사준다는 언니의 말에 혹해서 덜덜 떨며 귀를 뚫은 일을 제외하면.


얼마 전, 전무후무한 세계적인 인기와 더불어 유니세프의 친선 대사 활동의 일환으로 ‘방탄소년단 (BTS)’의 리더 RM은 ‘Love Yourself’라는 주제로 유엔에서 연설을 펼쳤다. 당시 24살이었던 아직 앳띈 모습을 지우지 못한 어린 청년이, 내노라하는 세계적 지도자들 앞에서 ”당신이 누구고, 어디에서 왔는지, 인종이나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자신을 드러내라”당당하게 외치는 그 연설이 더욱 감명깊게 다가왔던 것은 그가 말하고자 했던 바가 나의 신념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밴쿠버에 워킹홀리데이로 왔을 때 소일거리로 영어 쓰기 공부도 할 겸 ‘Be YUNique’라는 이름으로 영어로 된 패션 블로그를 시작했다. 내가 추구해 온 가치인 ‘독특함’과 ‘개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 ‘Unique’에다 나의 성 ‘윤’ 씨를 합쳐 문장으로 만든 것이다. 나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온, 오래도록 간직해 왔고 여전히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삶의 덕목 및 신념을 잘 표현해주는 문구라 지금도 인스타그램 및 이곳 브런치에서도 활발히 이어 사용해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스냅챗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삶을 관음하는 것이 손가락으로 버튼 몇 개만 누르면 가능한 지금, ‘온전히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다른 어떤 때보다 힘든 과제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완벽해 보이는 타인의 삶과 비교해 자신의 삶이 초라해 보이는 일이 부지기수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남과 경쟁해오다보면 어느샌가 ‘자신’이라는 ‘중심’을 잃고 만다.


유투브에서 화제가 된 ‘배리나’ 님의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의 영상을 보면서, “나는 예쁘지 않아요. 그래도 나 자신을 사랑해요.” 라는 그녀의 용기가 참으로 멋있어보였다. 그러나, 그 영상 아래에는 차마 읽기 거북할 정도의 인신 공격성 댓글이 무수하게 달려 있었고, 이는 다시 한 번 병든 우리 사회의 단면을 목도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씁쓸함으로 남아버리고 말았다. ‘외모지상주의’ 및 ‘학벌주의’ 등에 점철된 사회 속에 존재하는 나와, 사회가 가지고 있는 틀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는 과연 우리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 세상이 갖춘 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 타인이 간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 나서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는 일이 정말 쉽지 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비록 대학 입학을 위한 주입식 교육으로 점철된 한국의 교육 과정에서 가르쳐주지는 않으나, 살아가는 데 있어 이만큼 중요한 배움이 없다는 것을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싶다. 가끔이라도 홀로 거울 앞의 마주한 나 자신에게 말해주는 것은 어떨까. “있는 그대로가 예쁘고 멋지다”고.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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