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음식이 넘치는 곳
NOLA(New Orleans, LousianA)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미국 동남부에 위치한 뉴올리언스는 주변의 사람들이 입이 닳고 마르도록 칭찬을 마지 않았던 곳이다. 2월에 열리는 성대한 거리의 파티이자 축제인, 마디그라 (Mardi Gras)는 물론이고 4월 말에서 5월 초에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 등 유흥이 넘쳐나는 곳인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는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거리 거리 마다 들썩이고 흥겹다.
음식 역시 뉴올리언스를 떠올릴 때 빠질 수 없는 매력 중의 하나이다. 여타 미국의 도시들과는 차별화되는, 뉴올리언스 만의 음식들을 즐기다 보면 하루에 세 끼 밖에 소화해내지 못하는 나의 위장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검보(Gumbo), 포보이(Po'Boy), 쉬림프 보일(Shrimp Boil), 베니에(Beignet), 잠발라야(Jambalaya)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뉴올리언스 만의 독창적이고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음식들이 넘쳐난다.
음식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뉴올리언스 이다보니, 어느 식당에 들어가던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굳이 뉴올리언스의 맛집을 검색하지 않아도 되는 수고를 덜어주는 셈이다. 심지어는 파파이스에서 먹은 프라이드 치킨까지 지금 생각하면 군침을 흘리게 할 정도 였으니, 뉴올리언스 도시 전체의 식당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가늠하는 것이 쉬이 가능하다.
NOLA에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꼭 가보라고 내게 추천해주었던 곳은 전통이 오래된 뉴올리언즈의 맛집 중의 하나로 늘 손꼽히는 카페 두 몽드 (Cafe Du Monde)였다. 따끈따끈하게 갓 튀긴 밀가루 반죽(Dough)에 소복한 설탕 가루를 듬뿍 쌓은, 프랑스에서 유래한 도넛 베니에(Beignet)는 왜 카페 두 몽드가 명성이 자자한지 몸소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한 입을 베어먹자마자 설탕 가루들이 내 입가 주변으로 온통 나부끼는 동시에 입 안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기적같은 순간을 선사해주었다. 뉴올리언스에 있는 동안 서 너 번은 방문할 정도로 차가운 카페올레의 한 잔에 곁들이는 베니에의 조합은 한 여름의 더운 날씨를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뉴올리언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에는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물과 카페 및 술집, 식당들이 즐비해 있었다. 여러 음식점이 모여있는 푸드 코트 같은 곳에서 평범한 샌드위치 하나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듯한 황홀경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엄청나게 맛있는 것을 먹고 있는 나의 모습 때문인지 내가 주문한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Fried Chicken Sandwich)를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뭐를 어디서 주문했냐며 물어봐오기도 했다.
심지어는 호텔에서 아침식사 용으로 룸서비스로 시켜먹은 바게트 빵으로 만드는 샌드위치 포보이(Po'Boy) 역시 눈 깜짝할 새 없이 먹어치워 버릴 정도로 맛이 일품이었다. 보통 호텔에서 시켜먹은 음식은 실망스러운 수준이 대부분이었는데 역시 뉴올리언스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내 생애 가장 잊지 못할 한 끼의 식사는 뉴올리언스 출신의 친구가 직접 집에서 만들어 준 Crawfish Boil이었다. 엄청나게 큰 솥에 물을 넣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오렌지, 라임을 넣어 팔팔 끓이고, 감자와 Brussels Sprouts, 소세지를 넣은 뒤 마지막의 대미를 장식할 가재를 넣어 몇 분간 더 끓인 후 완성되는 뉴올리언스 만의 이 가정식은 정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환상의 맛이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좋아하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뉴올리언스. 언제 어디를 가든 오감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들과 귀가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는 활기차고 역동적인 도시에 꼭 가볼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