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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시선으로 담은 세계
by BEYUNIQUE Mar 16. 2017

하노이의 풍경

베트남 하노이의 살갗은 모습



몇 년 전부터 왠지 모르게, 베트남에 가고 싶어졌다. 그 이유는 아마도 지겨울 정도로 내리는 여느 비 오는 날에 딱 안성맞춤인, 밴쿠버에 차고 넘치는 베트남식 쌀국수 식당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마침 고등학교 친구의 결혼식 덕분에 한국에 갈 핑계(?)가 생긴 나는, 이를 일생 일대의 기회라 스스로 다짐하며, 아시아 대장정의 초석을 홀로 다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밴쿠버 - 한국 - 필리핀 - 베트남 - 중국 상하이 - 타이완 - 한국을 다시 거쳐 밴쿠버로 돌아오는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빡센' 여행 일정을 잡게 되었다. 빡빡한 일정 탓에 거의 3일에 한 번씩은 나라를 이동해야 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인 베트남에 가장 오랜 시간을 할애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 봐야 4박 5일 정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처음에는 호치민 시티와 하노이를 갈까 생각했으나 하롱베이에 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탓에, 과감하게 남부 지역인 호치민 시티는 포기하기로 하고 북부에 위치한 하노이를 거쳐 하롱베이에서 크루즈 1박 2일을 하는 일정을 짰다. 새벽 2시 반 남짓하여 도착한 하노이는 깨끗하고, 질서정연했다.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활발한 이 도시만의 특유한 생기가 느껴졌다. 공항에 도착해서야 부랴부랴 호텔을 정했다. 이름하야 '럭셔리 호텔'. 알고보니 호스텔과 함께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호텔은 나만의 방을 쓸 수 있었다. 호스텔은 1박에 8불 (약 8천원!!!) 정도로 저렴했고, 호텔 역시 1박에 30불 (약 3만원) 정도로 2~300불에 달하는 밴쿠버, 뉴욕, 토론토 등 북미 지역 호텔에 비하면 소위 말해 "껌(보다 조금 비싼) 값"이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탓인지 베트남 곳곳에서는 '프렌치' 스러운 인테리어나 건물, 그리고 음식들을 종종 접할 수 있었는데, 하노이의 유명한 관광 명소인 "올드 쿼터(Old Quarter)"는 특히 프랑스 식의 정취와 베트남 특유의 문화가 상호 보완적으로 공존하는 것을 눈에 띄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뉴올리언즈 (New Orleans)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그 또한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영향이리라. 뉴올리언즈처럼, 베트남 하노이의 음식점들은 하나 같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호텔 근처의 식당에서 베트남 쌀국수인 "Pho"와 바닷게 스프링롤 (Sea Crab Spring Roll), 연유를 넣은 차가운 커피(Iced Coffee with Condensed Milk)를 시켰는데, 맛은 차치하더라도 합이 5불 (약 5천원!!!) 이하였으니, 그 점에서는 뉴올리언즈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왔음에 틀림 없다.


















인력거를 타고 돌아본 하노이의 일상적인 풍경은, 언뜻 복잡하지만 조화로워보였다. 말로만 들었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엄청난 인파들을 목격하며, 그들만의 약속된 무언의 질서에 신기해하기도 했다. 골목 골목마다 자기들만의 개성을 뽐내며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상점들, 그리고 아시아의 유명 관광지 답게 영어에 능숙한 베트남 상인들을 보며, 그들이 자국 문화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북미에서 뷰티계를 주름잡고 있는 베트남 식 스파 마사지 및 매니/페디큐어는 베트남으로 출발하기 전 나름 예측 가능했던 묘미 중의 하나였고 꽤 만족스러웠지만, 여러모로 저렴한 물가 덕분인지 의류 및 잡화 쪽으로 뜻밖의 지름신을 맞이하기도 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따뜻한 남쪽 나라인 베트남에서 겨울내기 '스웨터' 및 '니트 치마'를 득템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 밖에도, 하롱베이의 1박 2일 크루즈 투어 후 정보를 입수한 하노이의 맥주 거리, "Bia Noi"에서 생맥주를 '20센트(한화로 치면 20원 정도)'에 팔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밴쿠버에서는 5불짜리 생맥주를 찾기도 버거운 실정이기에. 북적북적한 저잣거리에 목욕탕 의자에 앉아 오손도손 맥주와 안주를 너나 할 것없이 나누는 사람들과 야시장에서 먹은 길거리 음식, 지친 속을 달래주는 쌀국수 한 그릇과 프랑스에서 영향을 받아 베트남 문화가 더해진 달콤한 연유 커피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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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 혈혈단신 이민을 떠난 후 정착하여 살고 있는,
카페와 수다, 여행과 사진, 영상과 사람을 좋아하는 작가
BEYUNIQUE입니다. beyuniqu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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