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YUNIQUE Nov 05. 2017

[미국]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브루클린

힙스터들의 성지


Empire State Building (2013)



때는 2013년 여름, 나는 드디어 패션계에 종사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도시 중의 하나인 '뉴욕'에 한 번도 다녀오지 않았다는 일말의 자책감을 떨쳐버릴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일주일의 여름휴가를 내어 떠난 뉴욕의 태양빛은 강렬하게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민낯을 비추고 있었고, 거리 곳곳은 영화 속 어딘가 세트장 속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처음 이 도시에 온 탓인지,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고 바쁜 도시의 사람들, 퀴퀴한 지하철의 냄새 혹은 밤에 무심하게 내동댕이 쳐 있는 쓰레기 더미들도 별로 개의치지 않았다. 




Grand Central Station (2013)



호텔이 있었던 미드타운을 기점으로 차이나 타운, 소호, 리틀 이태리, 놀리타, 할렘, 어퍼 이스트 & 웨스트사이드 까지 나는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뉴욕의 별명과도 같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록펠러 타워의 전망대 및 각종 박물관 등 으레 뉴욕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가는 장소를 들르며, 그 어떤 누군가가 나를 '뻔한 투어리스트'라 부른다 해도 아랑곳하지 않을 아량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빌딩들이 빼곡하게 가득 찬 뉴욕 맨해튼을 샅샅이 둘러본 후, 미국 경제의 중심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흔히 말하는 '월가 (Wall Street)'를 지나 브레이크 댄서들의 멋진 춤을 구경하고 나서야, 브루클린 브릿지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겼다.




Brooklyn Bridge (2013)




당시만 해도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장소 중 하나였던 브루클린 브리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장대했다. 각종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 어디론가 바쁘게 향하는 뉴요커들,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느라 분주한 모습이었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서다 가다를 멈추며 브루클린 다리의 멋진 풍경과 옆으로 보이는 뉴욕 맨해튼의 모습을 카메라로 연신 담아내기에 바빴다. 나 역시 그중의 한 사람으로 걸음을 떼기가 바쁘게 멈춰 서기를 반복했다. 이 장관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모습에 조바심이 난 탓인지 더욱 욕심내서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던 것 같기도 하다. 







윌리엄스버그는 맨해튼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뿔테 안경에 체크무늬 셔츠와 셀비지 청바지에 손으로 만든 가죽 군화를 신고, 무엇보다 다른 어느 도시보다 긴 수염을 자랑하는 힙스터들의 총집합체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게 브루클린은 도우가 얇고 토핑이 가득 들어가 생애 최고로 맛있었던 피자와, 수제 맥주를 즐기고 하트 모양이 예쁘게 얹어진 커피를 마시며, 종류도 셀 수 없이 많은 푸드트럭을 즐기고, 덤보(DUMBO)에서 보이는 맨해튼 다리를 보며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지나갔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감성이 가득 찬 곳이었다.







브루클린에서 후식으로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감상한 맨해튼의 야경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날씨가 좋았던 이유인지 가족, 연인, 친구 및 직장 동료로 보이는 다양한 인종과 연령이 뒤섞인 사람들이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 (Brooklyn Heights Promenade)에서 맨해튼을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워터 보트를 타고 East River에서 시끌벅적하게 맥주 파티를 즐기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브루클린의 힙하고 예술적이며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마음속에 간직한 채 다시 맨해튼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NYC (2013)




이 여행 이후로 뉴욕을 두 번이나 더 갔다 왔지만 브루클린을 꼭 잊지 않고 들르게 되는 것은 내 속에 흐르는 힙스터 DNA 때문일까... 커피와 맥주를 사랑하는,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 찬 브루클린의 공기가 그리운 밤이다. 




Photographed & Written by BEYUNIQUE. All rights reserved.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 교토의 골목에서, 찰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