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한가득 머금고 너풀거리는 여름 나무숲이 좋다.
앞산 작은 골짜기의 자작나무 무리는 한여름 햇빛을
수답게 재잘거리며 쪼개느라 분주했고
개울가 덤불숲은 질서없이 짙 푸르렀지.
'나무.. 너는 로마의 마르쿠스 부루투스더냐'
새치처럼 몇개씩 노랑잎을 만들더니,
그새 자기것 아니었던 것처럼 잎사귀를 털어 내기 바쁘구나.
봄에는 세상에 없는 연두잎을 앞다투어 뿜어낸듯 싶더니
이제 뭉갤 곳 없는 바람은
산능선을 콘크리트 건물 벽만 연신 핥아 댄다.
'너와 내가 다를 바 없구나'
올 한해 말없는 너의 위로에 고맙다는 말을 전할게
작열하는 태양의 계절에 우리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