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것에는 반복이 없다.

by 파레시아스트

숨을 쉬고 눈을 깜빡이고

손톱이 자라면 깍고 머리카락이 길어지면 자르고

세끼의 밥을 먹고 또 세끼의 밥을 먹고

학교를 가고, 출근을 하고, 집을 나서고 집에 돌아오고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우리가 매일 해왔고 매년 일어났던 일들

반복되는 생활들 반복되는 현상들이다.


누구는 지루해 마지않는 생활과 현상의 반복들이

누구에게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죽은것에는 반복이 없다.

반복은 살아있는 것들의 전유물이다.


반복은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나로 인해 반복되고 반복되는 것은 오감을 지나고

척추를 지나 신선한 혈액으로 요동치는 뇌로 전달된다.

시간속의 반복되는 삶은 그림자를 만드는 자전거 바퀴와 같아서

자체로는 똑같은 한바퀴지만 그 한바퀴는 이전의 한바퀴와는 다른 반복이다.


반복되는 삶 가운데 가끔씩 터지는 팝콘들은 특별한 재미를 주지만

이벤트는 가끔 있어야 좋다.

우리가 그토록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반복되는 담박한 일상에 그 슴슴함이 있다.

생을 마감하는 자의 마지막 눈 깜빡거림을 기억하자.


행복은
어제 했던,
그리고 오늘 할 반복에 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