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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Jun 18. 2023

음식은 그 사람의 품격을 보여준다

음식에 대한 고상한 취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제 가게 오픈 한지도 한참이고, 벌써 여섯 번의 달들이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영업은 대학가 근처인지라 대학의 개강을 한지 조금 지난 3월이 지나서야 활기를 띄었다. 대학생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화창한 오후, 가게 입구의 메뉴 판을 보고선, 커플 인 듯한 한 쌍의 남, 여가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더니, 가게 문을 밀치며 들어온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드시겠 어요?”라는 말이 이런 말이 선뜻 안 나온다. 

너무 오랫동안 이런 일에 적응이 안 되고 낮 설어서 인지 선득 안 나온다.

목소리가 혼자 말처럼 하고 있다.


5월이 지나고 화창하고 볕이 드는 좋은 날이면, 젊은 손님들이 제법 늘어나면서 

여름의 기운을 그대로 드러낸 저녁 무렵에는 본격적으로 나들이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이름을 조금 알리게 된 듯하다.

가게 안은 대부분 젊은 여성분들이고, 젊은 연인들의 만남을 위한 식사 장소로 변한 듯하다.

특히 저녁에는 가족식사나 20대와 40대, 젊은 중년의 예약손님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주말인 토요일에는 가족단위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식사시간이 붐빈다. 


이전, 가게 오픈 초기에 관심을 갖던 외국 잡지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고, 4월 말 발행 잡지에는 서울의 명동 근처의 맛집 탐방 시리드에 실렸다. 

한국적인 대표 요리인 '어복탕'과 '어복전골', '홍양 전골', '미나리 전' 등이 대표 메뉴로 소개되었다. 


음식은 세계를 인식할 수 있고 그들을 대표하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하는 매개이다. 

유럽 미식세계에서는 “당신은 당신이 먹은 음식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바로 먹는 음식의 수준이 그 사람을 보여주고 표현한다” 는 의미이다.


미식가로도 유명한 프랑스 법률가인 ‘브리야 사 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라고 하였다. 

어디 그뿐만이 아니다. 

먹고 마시는 음식은 그 자체로 ‘제2의 자아’이다”라고도 한다. 

음식이 그 사람의 나타내는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함축적 의미이다. 


음식은 “살아있는 과학이자 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의 상징적 코드(code)”이기도 하다. 

특히 한식은 다른 음식과 달리 손이 많이 가는 조리과정이 길고 복잡한 요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최근 다양한 음식들이 우리의 문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결국 “음식을 받아들이려면 그 문화를 먼저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라는 의미일 터이다.

한식은 손이 많이 가는 고달픈 우리네 삶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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