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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Dec 30. 2023

빗발·눈발이 날려도
그날이 그립습니다

이제는 오지 않을 당신을 그리며

 눈이 오네요!

어느 늦은 저녁, 호수가 찻집에서 따스한 차 한잔에 마음을 덥히던 그 겨울날이 그립네요.

막걸리 집에서 당신이 따라주는 술을 받고 있던 그 함께 했던 날도 사무치게 잊히지 않네요.

다시 못 올 그리운 시절이지요.
 그립습니다. 
오늘도 그날처럼 찬 바람 불고 포근한 눈이 오네요. 

 

 한 해를 마감하는 창가의 가랑잎새 위로 마지막 잎새마저 떨뜨리며 혼자 노는 나를 자꾸 창가로 

불러 세우네요. 

당신이 있는 그곳에도 바람치고 눈발 날리는 겨울인가요?

아니겠지요. 아마 거긴 사철 따뜻한 봄날일 거죠. 

온갖 꽃이, 내가 좋아하던 벚꽃, 잎이 많아 당신이 좋아하던 코스모스 꽃도 피어 있을 거죠.
벌써 당신을 잊은 지도, 떠난 지 9년 하고도 반년이 지났네요, 

당신 없는 시간이 내 곁을 무심히 지나갔나 봐요. 

아니! 유심한 게 맞을 거예요. 


 당신은 집 근처 공원 벚꽃놀이도 아카시아 내음이 짙던 날, 몇 날 며칠 거친 장마 비 후려치던 

5월에 긴치마를 펄럭이며 떠나갔었죠. 

한 번 더 부슬부슬 장맛비가 쉼 없는 내리던 6월, 어느 날 당신을 찾아갔었지. 

한 다발 꽃바구니를 들고서…. 

당신 곁에 앉아서 멀리 공터 한 곁에 앉아서 빗물인지 눈물인지 흘러내리는 것이 있었죠. 

비가 계속 왔는지 내가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지도 분명치 않았죠. 

그리 "슬프지 않은데 눈물을 계속 흘릴 수가 있을까?" 하는 미심쩍은 마음도 함께 했죠.
 
 당신은 아나요? 

우리가 사흘이 멀다고 사랑싸움에 다투던 기억을. 

자주 싸우는 게 싫어 당신의 달콤한 거짓말에도 난 선물을 하곤 했죠. 

그리고 짐짓 못 들은 듯 당신의 말을 귀에 담아두지 않았고 흘려버렸죠. 

그럼에도 지금 나는 무슨 엉뚱한 생각에 잠겨 있는 걸까요? 

무슨 일일까?!
이따금씩 그 공원자락을 거닐 때 면 당신의 그림자를 쓰다듬으며 

아직도 기억해”라고 당신. “여전히 사랑해"

어쩌면 머지않아 우리도 혜여지는 아픔을 격을 거라고 자주 했던 말은 미안해요. 

 

 이제 그 벚꽃나무 길자락에 서면 아직도 차에서 내리며 씩씩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로수 길을 질러 

씩씩하게 걸어올 것 같네요. 

지금 당신이 그렇게 내게 걸어오는 듯 착각이 드네요.
당당하게 내딛던 당신의 발걸음. 

그리고 우리 지난 그래도 한때는 젊은 날들이 떠오르네요.

 

 또 눈이 오네요!
더 춥고 눈이 쏟아지기 전에 그 벚꽃 공원에 다시 가고 싶은데. 

다시 당신을 보러 감춰 두었던 어제 산 새 옷으로 갈아입고 지금 출발할게요” 

보고 픈 당신, 나의 지난 짝꿍인 그대!

이젠 아마 영원히 볼 수 없네요

우린 그저 서로 다를 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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