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은 앞만 보고 가죠
뒤 돌아보면, 드는 생각이 있죠
“우리의 눈은 앞을 보고 앞으로만 가죠”.
무언가를 마주한다는 건 그 앞모습을 본다는 것이고, 거울을 봐도 '내 앞'만이 보이죠.
살아간다는 것도 내일을 향해 가기에 우리는 앞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죠.
그런데 우리는 언젠가 그런 순간을 만나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더 이상 필요도 없고,
그 가치가 무의미했을 때 바로 그런 순간,
그때에서야 뒤돌아서 '내 뒤'를 보게 되죠.
그것은 내 흔적이고 기록이며 바로 '나'이기 때문이죠.
그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죠.
뒷모습도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는 건 쉽지 않죠.
직장생활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스스로 자신의 것을 찾지 못했죠.
"한마디로 삶의 진솔한 프로답지 못했다"라고 말할 수 있죠.
삶의 주체자라면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죠.
세상의 요구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스스로 확실한 뭔가를 세우지 못했죠.
비겁해진 처세로 도망 다니느라 바빴죠.
그러다가 작은 상처도 받고 깊은 부상도 겪고 실직의 슬럼프도 경험하고 하면서
삶의 깊이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죠.
우화인 '토끼와 거북이'와 같지 많을까 하죠.
정말 진부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거북이가 결승점에 먼저 들어가기까지의 방법이 세상에서 우연이 아니라면 그게 가장 빠른 길중 하나라고
이제 생각했죠.
오직 승리자가 되기 위해 거북이보다는 토끼처럼 경주했다.
빨리 가기 위해 지름길을 찾기도 하고 오히려 늦게 오는 거북이를 비웃기도 했죠.
물론 토끼와 거북이는 그의 커리어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결국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왔죠.
이제 조금이라도 견문을 넓히려고 다른 세상밖으로 다시 나가죠.
이때 스스로에게 묻게 되죠.
살만 했던가?
첫 아이를 봤을 때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웠던가?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같은 곳을 볼 때처럼 행복했던가?
첫사랑을 볼 때처럼 가슴이 떨리던가?
그래서 그런 내일을 기다리는가?
우리의 눈은 앞을 보죠.
무언가를 마주한다는 건 그 앞모습을 본다는 것이고, 거울을 봐도 내 '앞'이 보이죠.
이제 아름다운 뒷모습을 만들기 위해 현역 연장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마다했죠.
대신 스스로 뜻깊은 은퇴식도 홀로 자축해 보죠.
그러면 진실되게 한 단계씩 조금씩 올라가는 습관으로 그런 하루가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 원하는
멋진 뒷모습을 이룰 수 있지 않나 하는 기대를 갖죠.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거죠.
“성적 좋은 삶이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좋은 인생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제 누구보다도 좋은 기록으로 물러나지는 못하겠지만,
"누구보다도 가장 행복하게 마지막을 장식했으면 한다"라고 말이죠.
거북이처럼 지름길 대신 충분한 기다림으로 묵묵히 살아가는 태도를 깨닫는다고 해도,
뒷모습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는 건 쉽지 않을 듯하죠.
많이 남지 않은 시간이 과연 기다려줄 지지가 의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