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짧아야 읽힌다!
콘텐츠는 이미 너무 짧아졌다
모든 것은 짧아지고 있다.
글도, 음악도 동영상도 짧아지고 광고도 그렇다.
세상을 떠도는 숏폼 콘텐츠의 서비스는 이미 1분 이내, 30초 길이로 핵심만 전달하는 것은 대중 독자의 취향 공식을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니! 30초, 아니 곧 10초 이내가 기본 룰이 될 것이다.
이유는 있다.
짧은 동영상일수록 보기 느끼가 쉽다.
음악도 임팩트가 있는 짧게 부분만 담을수록 반복해서 듣기에 스트리밍으로 돈벌이가 쉽다는 이유이다.
거기에 ‘확고한 취향’을 가진 마니아적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짧은 콘테츠의 영상인 ‘숏폼’이나 대중음악이 주는 감흥에는 3분은 벅차다.
“소수의 열정적 독자를 안고 취향을 깊게 파고들어 팬덤을 형성한 뒤, 입소문을 통해 확산한다” 고 한다.
결국 마니아들을 겨냥해 읽히게 하고 시청하게 하야 뜬다는 공식이 성립한다.
글도 이미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고 독자를 설득하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매체에 실린 기사나 글도 전달하기에 A4 반장 분량이면 차고 넘친다.
그래도 모든 동영상이나 콘텐츠가 짧아야 좋은 건 아니다.
음악도 영상도 글도 짧아야 좋은 건만은 분명히 아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날,
실연의 아픈 날,
하루가 우울한 날,
술 마신 뒤 진한 얼큰한 해장이 생각나는 날,
쓸데없는 사념이 피어나는 날,
시간을 들여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가야 하는 음악이, 글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적어도 3분 이상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요즘 콘텐츠는 그렇지 않다. 단호하다.
사랑이고 이별이고 명확하게 끝을 내라 선언하듯 짧게 끝낸다.
세상 삶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유행과 맞물려가 짧아진 듯하다.
요즘 대중음악의 히트곡은 3분을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이제 좀 들을 만하다 싶으면 끝이 난다.
참으로 매몰차게 끝을 낸다.
이전 음악은 그래도 낭만이 있고, 마지막에 음절엔 애절한 코러스로 볼륨을 줄이며 멀어져 간다.
“참으로 운치 있는 시적 마무리”라고 느껴진다.
이제 글도 이미 짧아야 읽힌다.
어떤 주제이든 글의 양은 이미 천 자 정도가 돼야 읽힌다.
곧 몇 년만 지나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단 ‘오백 자’ 이내에 모든 것을 억지로라도 넣어야 할 것이다.
독자는 글이 주는 매력에도 3분 이상은 머무르지 않는다.
에세이마저도 길면 읽기 벅차다.
사실 유머라고 늘어놓는 별 볼일 없는 대화식 문장만 삭제해도 될 일이 아닐까 한다.
물론 유행하는 쇼츠 스타일로 고치면 더 좋겠지만.
소설도 에세이와의 중간정도 길이인 짧은 소설인 ‘레시(recit)’가 읽힌다.
그럼 이 글 첫 문장을 쓸 때, 이미 이렇게 바꾸어야 할까!
“적은 지식으로 짧고, 그런데 재밌게”라고!
참 피하기 어려운 주문이긴 한데, 세상흐름에 따라가야 하나 고민이 된다.
어차피 내 글은 아직은 어려워, 그리 읽히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짧지 않은 사유의 결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