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에 밑줄을 그을 수 없어도 괜찮구나!
습관처럼 시작되는 하루.
살아가는 매 순간에 밑줄을 그을 수 없어도 괜찮구나!
알람마저 필요 없어졌는지도 오래고, 아무런 연락 없이 지내는 무미한 하루하루네요.
언제부터 연락이 멈춰 죽은 자의 집, 그런 거실 방에 앉은 지도 오랜 전이죠.
그리고 습관처럼 시작되는 비슷한 다른 하루들.
반복의 일상이 겹치는 지루한 날들이 서너 달을 그 연속선 상에 이끌려 머물고 있죠.
오늘도, 내일도 흐르는 강물처럼 굽이쳐 들어 아름답길 바랐지만,
반복되는 일상들은 지루하고, 무색 무취하다며 건조하게 대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게 되었지요.
살아있음을 증명하고픈 매 순간이 명언과 같이 빛나길 바랐는데,
매듭이 생길 때마다 성장의 아픔만이 아닌 세상을 포효하고 싶었는데,
삶의 빛나는 매 순간이 두고 곰 씹는 명언과 같이 빛나길 바랐지만,
하루하루가 드라마처럼 극적 하루이길 원했지만,
영화처럼 반전 서사로 눈물을 짓길 원했지만,
혹 비발디의 사계처럼 계절의 변화로 극적 감동을 주길 바랐지만,
화려한 봄날 빗물 타고 감미로운 세레나테의 사랑의 청원도 기대했지만,
이런 날을 꿈꾸고 바라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평범한 하루의 순간들만 달려들었죠.
무미한 삶이 아니길, 새로운 하루에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색으로 칠하고 밑줄을 긋고 싶었는데,
그런 삶의 모든 순간이 되길 바랐는데, 이젠 꿈이 되어버렸네요.
이걸 “소망이자 바람으로 기대한 건 굉장한 미련함이었다”라고 깨닫네요.
“삶의 모든 페이지에 굉장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미련하듯,
어찌 삶의 모든 페이지에 의미가 있을 수 있을까”를 알게 되었네요!
밑줄 그을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함으로 가득 찬 날이, 이젠 화려함이란 전혀 없는 같은 하루의 반복만 가득 차 있어도 좋네요.
평범한 문장들이 만든 서사가 때론 더 빛나는 삶이 되는 글이란 걸 알게 되었네요.
삶의 매 순간에 밑줄을 그을 수 없어도 괜찮구나!
오늘 하루도 평범한 일상이 소중함이란 걸 알게 됐죠.
“평범한 순간들이야말로 사랑하는 순간에 특별한 빛이 나는구나”.
이젠 “살아있는 오늘, 그 하루가 아름다운 밑줄 한가득"이네요.
오늘 하루가 부드럽게 감싸주는 것을 경험하죠.
-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