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도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그런 꿈결 같은 달달한 로맨스가 필요하다
오랜만에 산책이라고 하기에는 먼 길을 걸어 돌아왔다.
산책길에서 떠오르는 많은 영감과 지난 기억들을 끼워 맞추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곤 꿈을 꾼다. 어제도 꿈을 꿨다.
그건 어제와 다른 꿈이다.
그게 꿈인지는 현실인지는 모르나 오래전에 겪은 일들이 그대로 투영되어 놀라서 깨곤 한다.
그런 꿈의 기억 중, 자주 나타나는 시절이 있다.
지난 날들 중 특정 시기에 아름다웠던 날, 멋진 로맨스를 찾던 날, 어렵게 고난을 극복했던 일,
힘들게 버티고 평화가 찾아왔던 일들,
지난(至難)했던 과거가 현실과 착각하게 하는 실감 나는 꿈이다.
갑자기 새벽에 벌떡 일어나게 하는 악몽도 있지만
일어나면 미소 짓게 하는 버리기 아쉬워 봉인했던 기억들도 있다.
너무 아름다웠고, 때론 아프고 슬펐던 기억들이 그대로 재현되기도 한다.
그게 사랑이든 아픈 이별의 순간이든 이젠 그저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출현된다.
아마 그런 날이 다시 왔으면 소망하는 마음과 함께 트라우마(trauma)로 남았던 기억들이
송환되었음이 분명하다.
꿈에서 나오는 장면은 즐겨보던 것들이나 지난 추억들이 연결되어 나타나곤 한다.
그런 꿈의 기억 중, 자주 나타나는 장면과 그런 시기가 있다.
지나고 보니,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그 못지않게 지난했던 기억도 교차했던 해외 파견근무
시절이다.
내가 그 시기에 자주 보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 꿈이다.
이젠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외국 드라마 시리즈 물의 주인공인 중년 남자의 좌충우돌하는
로맨틱 코믹물이다.
그 드라마 주인공이 자주 외치던 트레이드 마크(trade mark)와 같은 단어가 있다.
“ 내가 가는 길이 인생이다”
모든 일에서 서투른 중년의 남자가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해 가는 희극적 삶을 표현하는 시리즈 물이다.
비록 형편없는 외모에 잘 생기지도 않았고, 항상 사고만 치는 것에 비하면
따뜻한 마음의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주인공이 세상을 좌충우돌 누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세상을 사는 데에 있어 많은 남성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여성분들은 그 반대로 느끼시겠지만.
“남자는 괴로워”라고 말이다.
비록 거칠고 투박한 심성에 오직 정의로 타협 없이 직진하는 스타일임에도 그게 매력인지,
멋진 여성들과 가볍지마는 않은 멋진 로맨스(romance)도 가득 품는다.
많은 이들이 시청했고 열광했던 대부분의 중년의 남자들은 아직도 비밀스럽게 가슴에 품고 있는
아련한 ‘로맨스의 꿈을 대리 만족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 중 하나이다.
누구나 중년이 넘어서면 예전의 첫사랑,
혹 그 못지않은 이루지 못했던 애틋한 로맨스를 동경하고 꿈꾼다.
그게 현실에서는 이제 찾아오지 않으리라고 느끼기에 그렇다.
누구나 삶에는 로맨스가 필요하다.
언제 찾아올지를 아무도 모르기에 로맨스는 종잡을 수 없다.
이제는 다시 올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욱 그렇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로맨스를 품고 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모두가 그런 멋진 모습으로 로맨스를 품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없는 것을 너무 찾아 헤매지 마시길 바래요.
로맨스도 좋지만, 좋아하는 거 있으면 그냥 그거 찾아 하세요.
그게 로맨스도 되고, 로맨스를 불러온다고 해요.
때론 남에게 보여주려는 마음이 앞서면 힘들고,
자존심도 상하고 상처만 입어요.
좋아하는 거 있으면 하면 되고, 하다가 그만둬도 상처는 안 받아요.
그래도 자존감이 남습니다”
이젠 “내가 가는 길이 인생이듯,
삶에도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꿈결 같은 달달한 로맨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