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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민 Dec 25. 2022

푸코의 파레시아(Parrhesia)와 자기 배려 1

'두려움 없이 진실을 말하기'가 왜 자기 배려인가?

1. 파레시아는 ‘모든 것을 말하기’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파레시아에는 반드시 위험이 수반된다. 

따라서 파레시아는 진솔한 자기표현, 두려움 없는 말하기와 관련된 ‘진실 말하기’이며, 파레시아스트는 이 ‘진실을 말하는 자’를 일컫는다.      


2. 우리가 우리 자신을 왜 돌봐야 하며, 어떻게 돌봐야 하는가?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자기는 자기 자신의 창조물이며 자신의 삶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하나의 예술작품과 같은 것이었다. 파레시아는 타자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이지만, 타자가 아닌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이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말하는 것은 삶과 진실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하는 것, 즉 자신의 실존에 대한 개인의 선택이고 이 선택은 자기와 맺는 관계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3. 자기 돌봄에는 자기에 대해 묻고 직언하며 이끌어줄 ‘타자’가 필요하다. 

“자기에 대해 말해주는 이 타자에게 자기를 맡긴 사람은 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 반면, 그렇게 하지 않고 스스로 뛰어나다고 믿는 사람들은 종종 실수를 한다”

즉, 한 명의 파레시아스트가 탄생하기 위해 다른 파레시아스트가 선재해야 한다. 

      

4. 파레시아스트의 덕목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으나 칭찬만 늘어놓는 아첨꾼이어서는 안 되고, 선택이나 반감, 호감 등에서 일관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자여야 하며, 자기 실존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는 자여야 한다. 즉 말하는 자의 삶의 방식이 그의 말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자신이 말한 진실에 결부된 삶을 살고 있는 자인지 살펴봐야 한다.      


5. 듣는 자가 그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자질과 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역설적으로 파레시아스트 입장에서는 그런 ‘준비’가 된 사람을 관찰을 통해 발견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6. 푸코에 의하면 현대 사회에서 진실을 말하는 자의 역할은 4가지 

예언자 : 진실을 말하지만 누군가의 대리인으로서 다른 현실을 참조하여 발언. 

현자 : 예언자와 유사하지만 자기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때론 침묵을 통해 진실을 전달한다. 

교육자 : 사회 내에 승인되고 수용된 것들을 말하는 자. 

파레시아스트 :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말한다는 점에서 예언자와 다르고, 자신이 아는 바를 말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타인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자와도 다르며, 가르칠 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자와도 다르다. 또한 교육자는 스스로 사회 안에 존재하면서 교육의 대상을 사회 안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파레시아스트는 권력이나 대중, 여론 등과 대립하면서 사회의 경계나 밖에 위치한다는 점에서도 양자는 차이가 있다. 

역사적으로 이 네 역할은 서로 결부되거나 연관되면서 ‘혼재’되었다. 소크라테스가 그 대표 격.      


7. 훌륭한 교육자로서 중요한 것은 용기에 대해 거창한 말을 하거나 그것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삶을 살아온 것임을 보여준다. 

결국 교육자의 권위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바로 행함

이는 모든 교육자가 파레시아스트는 아니지만 파레시아스트는 훌륭한 교육자이며, 그가 훌륭한 교육자라는 것은 그의 로고스가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로고스와 비오스의 일치, 곧 말과 행동의 조화임을 알 수 있다.      


8. 파레시아는 개인의 선택이고 개인의 실존적 결단이자 자기 배려
파레시아는 결국 모든 실천의 지향점이 자기 삶의 변화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자기와 맺는 관계, 즉 자기 배려이다. 


#푸코 #파레시아 #자기배려 #실존주의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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