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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민 Feb 23. 2023

Chat GPT 출현,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1

Chat GPT 막자 vs Chat GPT 잘 활용할 수 있게 돕자

 교육과정 전공으로서 Chat GPT의 출현은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도록 만들었다. 


 '교육(학교)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실제로 Chat GPT에게 질문했을 때, 오히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아이러니(?)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첫 번째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심각한 쟁점사항인 'Chat GPT를 학교교육에서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과 'Chat GPT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에서도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시할 수 있는 논리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학교가 Chat GPT의 출현에 대응하여,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주장1 : Chat GPT를 막고,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먼저 ‘Chat GPT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Chat GPT를 통해 나온 내용이 100%의 진리가 아니고 오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비판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사회로 나가기 전에 길러줘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사고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우선 정보나 지식을 분석하고, 추론하며, 정보의 진위나 의견의 옳고 그름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비판적 사고력에서 소위 ‘지식’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어떤 정보에 대해 분석, 추론, 평가하기 위해서 ‘지식’은 필수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비판적 사고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지식을 내가 필요할 때 인공지능을 통해 검색해서 알아내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내 머릿속에 배경 지식이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Chat GPT가 뽑아낸 초안에 대해 추가적인 발문을 통해 비판적 검증을 하려면, 무엇이 부족한지/의심스러운지 등을 판단할 지식이 내 머릿속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지식’을 머릿속에 갖기 위한 학습의 과정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Chat GPT를 학교현장에서 활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분석하고, 추론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작업을 통해 학습하지 않고 그냥 Chat GPT에 질문해서 지식을 뽑아내게 되면, 학습의 과정이 발생하지 않아 머릿속에 지식이 남지 않으며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1. 비판적 사고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결국 ‘지식’이 내 머릿속에(인공지능이 아니라) 있어야만 한다. 

2. 따라서 지식을 머릿속에 갖기 위해 필요한 학습의 과정이 있어야 하며, 이를 Chat GPT가 막게 해서는 안 된다. ->Chat GPT에 의존하면, 지식을 학습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Chat GPT를 통해 찾아내기 때문에 Chat GPT를 활용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3. 지식을 머릿속에 갖기 위한 학습의 과정은 기존의 학습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주장2 : Chat GPT를 적극적으로 학교 교육에 도입해야   


 반면에 ‘Chat GPT를 잘 활용할 수 있게 학교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은 다음과 같다. 결국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사회에 나가서 잘 적응하고, 사회인으로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본다면 Chat GPT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사회로 나가기 전부터 미리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첫째, Chat GPT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새로이 개발하여 교육과정에 넣는 것과 둘째, 이미 있는 교과에서 과제를 위한 Chat GPT 활용을 장려하는 것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Chat GPT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새로 개발하는 것은 결국 질문역량과 역설적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Chat GPT에게 질문을 잘 던질수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고, 오정보를 걸러내거나 좀 더 다층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분석/추론/평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질문역량을 기르는 것에는 논리적 모순이 없지만,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에는 논리적 모순이 생긴다. 왜냐하면 앞서 Chat GPT 활용을 막아야 하는 입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Chat GPT를 활용하게 되면, 비판적 사고력의 토대가 되는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과정을 학생들이 밟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Chat 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비판적 사고력을 이미 기른 이후 시점부터의 교육에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둘째, 이미 있는 교과에서 과제 수행을 위한 Chat GPT 활용을 장려하는 것은 사회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hat GPT를 활용하는 것을 미리 예행연습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작문 과제, 발표과제, Chat GPT의 오용을 막기 위한 구술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Chat 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학교에서 제시하는 과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Chat GPT를 막기 위해 작문과제를 구술시험으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Chat GPT를 통해 구술시험을 대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어쨌든 Chat GPT를 학생들이 과제를 위해 활용한다는 것을 전제한 채로 교육과정을 디자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이 어떻게 디자인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사전문성은 어떻게 전환되어야 할까?' 이는 다음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ChatGPT #인공지능 #교육과정 #역량 #비판적사고력 #지식 #질문역량 #구술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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