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포기한 뒤
하랑이는 수영을 시작했다.
줄넘기는 몇 년이 걸려 겨우 넘었고
태권도는 결국 포기했다.
축구는 애초에 맞지 않는 운동이었다.
어릴 적부터 물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3학년 때 학교에서 했던 생존수영 수업도 좋아했다.
발달이 느린 아이들에게
수영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해보자 싶었다.
처음에는 물에 뜨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자유형의 팔 돌림도 여러 번 다시 배워야 했다.
그래도 하랑이는 즐거워했다.
키즈 수영장이었고
젊은 남자 선생님이 아이들을 잘 이끌었다.
하랑이는 무엇보다 선생님을 좋아했다.
한 반에 네다섯 명.
속도를 재지 않았다.
각자의 속도로 수업하고
개인별 레벨 테스트를 보는 방식이었다.
하랑이에게는 딱 맞는 시스템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1년이면 끝내는 마스터 과정을
하랑이는 3년이 지나도록 마치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물속에서는
누가 빠른지 보이지 않았다.
하랑이는
그저 자기 속도로 헤엄쳤다.
공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즈음
하랑이는 한 명의 과외 선생님을 만났다.
느린 학습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대학생 선생님이었다.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그동안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학습지에서조차
아이의 속도는 기다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선생님은
하랑이를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같은 것을 여러 번 반복하게 했다.
여전히 학습 속도는
또래보다 두세 학년쯤 느렸다.
그래도
하랑이는 다시 연필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