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후두둑 후두둑~
반가운 손님이라도 맞이할 요량으로 벌떡 일어나 베란다 문을 열었다.
이 비가 무더위를 몰아내고 가을을 모시고 오면 좋으련만.
물이 말라 애타하는 동쪽 지방에 반가운 소식되어 내리면 좋으련만.
이제 그만 무더위와 이별을 하고 싶다.
유난히 길었던 올여름.
아프리카보다 더 후텁지근하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더위는 새로운 기록들을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사람들의 마음도 점점 지쳐 서로가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요즘이다.
언젠가 오고 말 가을이겠지만
이 비가 서둘러 가을을 재촉해서 우리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풀면 좋겠다.
시원한 바람과 풍성한 열매, 충만한 사랑까지...
빗물에 젖은 나무는 한들한들 되살아나 이제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한다.
우리도 이 비를 타고 가을로 갈 준비를 해야겠다.
가을은 그 촉촉한 차가운 기운으로 우리를 안아줄 것이다.
여름이라는 고개를 힘겹게 넘어온 우리에게 위로의 과실을 먹여줄 것이다.
오늘은 그 비속으로 우산 없이 걷고 싶다.
가을을 맞이하러 길을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