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명절이 지나갔다.
올해는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푹 쉬기로 했다.
해마다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위에서 속절없이 시간을 보냈었다.
장거리 운전에 지친 남편과 아이들... 사람들로 북적이는 휴게소에서 사 먹었던 육개장 한 그릇...
허기를 채우기에 급급했었다... 화장실줄은 왜 그리 긴지...
이제는 한반도를 한 바퀴 도는 명절을 내려놓았다.
어머니...
어머니들이 떠난 고향은 우리의 발걸음을 머물게 하지 못한다.
이제 나도 누군가의 고향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를 찾아오고 손에는 선물 보따리를 바리바리 들고 있다.
그 아이들이 예전의 나처럼 고향을 찾아오고 있다.
어머니를 찾아오고 있다.
창밖으로 따뜻한 햇살이 봄을 재촉한다.
혹독한 추위는 거의 지나갔고 꽃샘추위가 올 것이다.
나는 이 꽃샘추위가 항상 더 춥고 시렸다.
봄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고 이것도 견디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꽃봉오리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겠지...
봄은 내 고향 바다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버지는 정월 보름 전에 먹는 쑥은 약이라며 내가 친구들과 함께 캐 온 어린 쑥으로 쑥국을 끓여 먹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도달하는 곳... 내 고향 통영이다.
내 어머니는 통영이었고 통영은 어머니였다.
그런데 이제 어머니는 계시지 않는다.
나는 고향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