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안녕!!

by 꿈꾸는 덩나미

기온이 꽤 올랐다.

3월 말인데 4월 말 기온이라 하니...

겨울 이부자리를 걷어 세탁기에 집어넣고 겨울에 입었던 옷들도 정리를 했다.

그러고 보니 봄이 온 듯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꽃이 피었네 어쩌네 하며 목련꽃이랑 개나리, 진달래 소식을 전해 오기도 한다.

봄은 항상 두 가지 얼굴이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꽃소식도 있지만 거실너머에 보이는 하늘은 미세먼지로 인해 온통 뿌옇다.

기다리고 기다린 봄이건만 들려오는 소식은 전쟁과 죽음과 소시민들의 고통뿐인다.


어제 고속도로를 달리다 기름을 넣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기름이 리터당 200원이 더 올라 2000원대라고 한다.

더 많이 넣어둘걸... 에휴

쓰레기봉투를 만드는 재료가 수입이 되지 않아 사람들은 사 재기에 급급하고 가동을 멈춘 공장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후루무즈 해협을 건너려면 통행세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것도 적대적이지 않은 나라에 한해서...

2026년 봄은 우울이다.

내 나라의 전쟁이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피해를 겪고 있다.


남편과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참 맛나고 정갈해 보이는 음식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임금님 수라상만큼이나 반찬이 많다.

그릇들은 유기그릇이다.

왠지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후식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배를 두드리며 나왔다.

여전히 하늘은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


그 속에서도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목련꽃도, 남편이 좋아하는 진달래꽃도...

물 오른 나뭇가지들은 몽골몽골 하게 부풀어 올랐다.

산까치 들은 제 짝을 찾느라 날카롭게 울부짖으며 아파트 단지사이를 누빈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지 싶어 그들의 애정행각도 눈감아준다.

우리 집 베란다 끝에는 여전히 새들을 위한 식탁이 차려져 있다.


티브이는 하루 종일 중동의 전쟁소식을 퍼다 나른다.

그 속에 아이넷과 함께 목숨을 끊은 가장의 이야기도 나오고

공장의 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은 이야기도 나온다.

생명이 움트는 계절에 누구는 그 생명을 포기하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봄은 분명 아름다운 계절이건만 들려오는 소식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지 싶어 저녁엔 무얼 먹을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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