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보면 부모가 보이고 부모를 보면 아이가 보인다.

무엇이든지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사랑을 공급해야 할 때이다.

by 꿈꾸는 덩나미

어린이집 일을 수십 년 하다 보니 아이들을 보면 그 부모가 보이고 그 부모를 보면 아이들의 성향이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의 모든 것은 그 부모와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면 정확한 답이 될 것이다.

나는 요즘 젊은 부모들의 열심 있는 육아를 응원한다.

잘 모르면 묻고 인터넷으로도 공부를 하려고 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우리는 보통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가치관으로 자녀를 대하기가 쉽다.

내가 그랬다. 잘못하면 야단치고 훈계하고 매를 들기도 하고...

그 당시 나는 성경에 근거해서 잘못된 길로 나가는 자녀는 매를 들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엄하게 자녀를 대했다.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반듯한 아이, 도덕교과서적인 아이... 그런 아이로 키우려고 했던 것 같다.


나도 부모님께 실수나 잘못을 하면 매를 맞았고 욕도 많이 얻어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아이에 대해서 만큼은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느 날 보니 나도 모르게 부모로부터 섭렵한 방식으로 내 자식을 대하고 있었다.

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할 때는 고스란히 어린 자녀에게 내 감정을 풀기도 했다.

그 결과가 고등학교에 가서 나타났다.

착하고 온순했던 큰 아이는 꾹꾹 눌러온 부모에 대한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어느 크리스마스를 앞둔 날, 내 방문이 날카롭게 상처가 나 있었다. 아이가 한 짓이었다.

그날 내 심장에도 똑같은 스크래치가 났다.

놀란 나는 충격으로 내 방문을 걸어 잠갔고 아이는 아이대로 방문을 걸어 잠갔다.


다음날 아이와 대화를 시도했는데 아이는 어렵게 자신의 힘든 마음을 토로했다.

아기 때부터 엄마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이 자신을 얼마나 괴롭히고 힘들게 했는지...


나는 며칠간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누구나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양육하고 그러다 보면 훈계도 체벌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사랑하기 때문에 체벌을 하는 거지... 내가 정말 미워한다면 제 멋대로 자라게 내버려 두었지...라고 나 자신을 합리화시켰다.

하지만 아이는 너무나 영특하게도 그때의 내 감정과 행동이 사랑이 아닌 미움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음을 기억하였다.

나는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기로 했다.

"미안하다. 내가 너무 서툰 엄마라서 너에게 상처를 줬구나... 정말 미안하다. 내가 너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내가 정말 잘못한 거다. 한 번만 용서해 주겠니?"

그리고 나는 무릎을 꿇고 진심을 다해 내 지난 잘못을 인정하고 아이의 마음의 상처를 쓰다듬었다.

아이는 무엇보다 내 말에 대한 상처가 컸다고 했다.

기억도 나지 않은 지난 시간이었지만 아이와 나는 하나하나 지난 시간들을 들추어내며 울었다.

그것은 고통이었지만 더 늦추면 아이의 인생이 망가질까 두려워서 나는 지난 시간과 직면했다.

아이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엄마를 용서해요"라고 말을 했다.

나는 그날 아이를 끌어안고 한없이 울었다.


아이를 망치는 건 나처럼 성숙하지 못한 부모탓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큰다고 하지 않은가!

아이는 생명의 근원인 부모의 말과 행동뿐 아니라 그 감정조차 흡수하며 자라난다.

누구 탓이 아니다. 내 탓인 것이다.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건강해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간다.

그런데 무엇인가 결핍이 있는 아이는 그 결핍을 끌어안고 사회에 나간다.


나는 결혼을 하기 전 부모학교나 결혼예비학교에 다녀보는 걸 권장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을 하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 가정 공동체가 흔들리고 요동칠 수 있다. 하지만 미리 공부를 하면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자신의 행동을 정하여 나갈 수가 있다.


요즘 어머니들은 참 바쁘다.

그런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하루 종일 뭘 하는지 데리러 오지를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는 어머니들이라면 백번 이해를 하고 아이를 최대한 잘 돌보아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런데 전업주부인 어머니들이 어린이집 문을 닫을 시간에 쫓아와 아이를 데리고 간다.

아이들은 안다.

내가 사랑받는 존재인지 어머니에게 귀찮은 존재인지...

말로써 표현은 잘 못하지만 그 느낌과 감정을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영아들이 하루 종일 어머니가 데리러 오기만 기다리다 보니 어린이집이란 곳이 나를 보호해 주는 곳이 아니라 어머니와 자신을 분리시키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어린이집엘 오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생긴다.


무엇이든지 때가 있다.

어머니들의 사랑이 한없이 공급되어야 할 때, 그리고 어머니와 상호작용이 필요한때, 아이들을 훈계하고 교육해야 할 때, 건강하게 사회로 독립시켜야 할 때.


이것은 아이들의 인생의 초석이 되어 그 위에 자신의 삶을 세워 나갈 것이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어머니와 대등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성숙해질 때 그 아이는 더 이상 부모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금방 자란다.


나는 늦게 깨달았지만 다행히도 우리 아이는 자신의 상처를 잘 치유하고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잘 걷고 있다.


이제 인생의 첫걸음을 떼는 아이들과 처음으로 부모가 된 젊은 엄마아빠들을 격려해 주고 싶다. 당신들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나처럼 실수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을 잘 길러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내 보내야 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고 내 이웃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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