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대표작<아이즈 와이드 셧>, 1999년 作

by 윤자까

노랑은 밝음과 즐거움을 상징하지만 경고의 의미도 내포하는 색이다. 스탠리 큐브릭은 노랑을 주로 휘황찬란한 배경과 묘한 긴장감이 도는 인물 간의 심리의 극명한 대비를 연출할 때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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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 영화들에서의 노란색은 뭔가 굉장히 화려하고 거창한 장소가 연출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샤이닝>과 <아이즈 와이드 셧>에 등장하는 무도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도 노란색이 등장하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사례와는 달리 극 중 배경과 피사채를 시각적으로 분리하여 노랑을 강조하기 위해 활용이 되었다. (예, 극 중 인물이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채로 우주 공간에서 한 없이 추락하는 장면)


'부질없는 아름다움'. 큐브릭의 영화 속 노란색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온갖 금빛 장식으로 도배된 무도회장, 휘황찬란하게 내리쬐는 인공조명, 우아한 옷차림의 사람들, 그에 걸맞게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등... 이러한 배경아래에 있는 극 중 인물은 보이는 것처럼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아니 오히려 불행에 가깝거나 묘한 심리적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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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와이드 셧>의 초반부는 굉장히 호화스럽다. 모든 사람들이 고급 드레스 혹은 턱시도를 입고 있으며, 고급 샴페인에 금빛으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파티 공간, 그리고 그에 걸맞게 흘러나오는 세련된 음악. 하지만 이렇게나 즐거워 보이는 공간아래, 윌리엄(톰 크루즈)과 앨리스(니콜 키드먼) 부부는 마냥 행복해만 보이지 않는다. 아니 행복해 보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느낌이 예사롭지 못하다. 극 중 이 부부는 함께 춤을 추다가 중간부터 잠시 따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들은 각자 다른 이성들에게 유혹을 받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어떻게 됐는지 결론부터만 말하자면 다행히 부부는 각자의 유혹을 가까스로 뿌리쳤다. 하지만, 이들이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밖에 모르는 잉꼬부부여서가 아닌, 단순히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에 발목이 잡혀 일탈을 할래야 할 수 없는 뉘앙스로 연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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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jpg <스탠리 큐브릭 - 노랑>, 297x420mm, 디지털드로잉, 2020


노랑 포스터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이 <아이즈 와이드 셧>을 통해 연출했던 행복한 배경과 그렇지 않은 인물들의 대비를 나만의 방식으로 시각적 재해석, 구현 하고자 했다.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정원들을 노랑 그라데이션 배경 위에 어느 정도 균형감 있어 보이게끔 배치하고 색의 채도 또한 다양한 톤으로 작업했다. 경쾌해 보이는 배경과는 반대로 하포드 부부의 춤 추는 모습을 긴장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포토샵으로 흑백처리 한 뒤 배경과 어느 정도 어울리게끔 작업했고 두 인물 모두 이목구비를 지우고 대신 위에 무도회장 가면을 삽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