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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환 Aug 19. 2021

선택의 기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최근에 또 한 명의 인생 롤모델이 생겼다. 얼마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유도 국가대표 안창림 선수다. 필자는 스포츠 분야와는 거의 관련이 없지만 그가 선수 이전에 하나의 인격체로서 매우 존경스럽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안창림 선수가 일본에서는 '조센징', 한국에서는 '쪽발이' 혐오, 차별적인 소리를 들으며 심리적으로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필자는 동질감을 느꼈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해외 여러 국가를 전전하며 아시안이어서, 혹은 영어를 못해서 등의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보기도 했고 하다못해 국내에서도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차별주의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살아왔다. 우선은 이것이 안창림 선수와 나의 공통점이지만, 그 후의 행보에서는 완전한 차이가 느껴졌다.


  필자는 온갖 차별주의자들로부터 정신적 폭행을 겪고 나서 극도의 허무주의, 냉소주의, 염세주의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필수적인 사회생활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우울감과 분노, 그리고 냉소에 허덕이면서 살고 있다. 가끔 틈이 나면 홀로 나를 이렇게 만든 세상을 상대로 불바다를 만드는 등의 상상을 하며 복수심에 잠식될 때도 있다.


  반면 안창림 선수는 필자와는 완전히 반대의 길을 걸었다. 비슷한, 혹은 더 심한 수준의 피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히려 이러한 일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실력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태도와 의지를 보여 결국은 진정 실력으로서 증명을 해냈으며 더 나아가 '재일교포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고 조금이나마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그의 언행과 태도 그리고 삶의 가치관을 드러내며 필자에게 간접적으로나마 크게 감동을 주었다. 안창림 선수는 유능한 유도 선수이기 이전에 매우 아름다운 인격체의 청년인 것 같다.


  사실 필자도 물론 그러한 분노, 우울감,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갖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예술로서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나름대로 그럭저럭 즐겁게 살아오긴 했지만, 이 또한 과하면 좋지 않은 듯하다. 사람이 하루 만에 바뀌기는 거의 불가능하긴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달라져보고자 한다. 필자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 선한 영향력을 끼칠 날이 오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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