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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환 Mar 09. 2023

울 수 있을 때 울어놔라

윤따의 소신발언

Silent Tears © 윤기환, 2022


  필자는 천성적으로 감성이 여리고 눈물이 많은 편이지만, 워낙 어릴 때부터 백인들 혹은 그 외 외국인들 앞에서 센 척하며 살아와야 했던 주변 환경(해외생활 총합 10년 했음) 탓에 타인들 앞에선 슬퍼서 울고 싶다 해도 눈물이 안 나올 경지에 이를 정도로 훈련이 되었다. '그래도 눈물이 헤픈 것보단 낫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 인정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질질 짜며 우는 것 보다야 낫긴 하지만, 훈련이 된 나에게도 이에 대한 부작용이 있다.


  사람이 울어도 될 때와 울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데, 나의 경우 오랜 시간의 '훈련'에 의한 부작용으로 울지 말아야 할 때에 극도의 슬픔이 찾아온다. 직장에서 일하다가, 집에서 부모님과 식사를 하다가 등등. 그렇다고 이러한 슬픔이 찾아왔을 때, '이따 집에 가서 방에 조용히 들어간 다음에 울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귀가할 때까지 참다가 집에 가면 또 피곤해서 눈물을 흘러 보내고 싶어도 나오질 않는다. 그러다 다음 날이 찾아오면 또 원치 않는 순간에 슬픔이 불쑥 찾아오고... 이런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론은 울 수 있을 때 울어놔라. 필자는 어릴 때부터 심히 극단적으로 자가 훈련을 거치 탓에 지금은 잘 울 지 못하는 아이도, 어른도 아닌 애매한 인간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부터 '지혜롭게 우는 법'을 터득하면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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