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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환 Mar 28. 2024

어느 밤

조각난 이야기

  최근 새로이 다니기 시작한 새 직장이 멀어진 탓에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어제는 유독 평소보다 심히 피로했던 탓에 일찍이 잠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육신이 피곤한 것과는 달리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고 몇십 분 정도를 뒤척였다.

  "......"

  밤의 고요함을 깨고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빠가 동생에게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인가' 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먼 곳에서 들리는 듯 한 말소리였다. '윗집에서 나는 소린가? 안 그래도 은근히 시끄러울 때 참 많은데...' 싶었지만, 또 그런 것 치고는 너무 가까운 곳에서 들렸다. 천천히 눈을 떠보았지만 방엔 아무도 없었다. 당연하다. 내가 금수저 도련님도 아니고 내 방이 두 세명 들어올 정도로 넓은 곳은 아녔다. 다시 눈을 지그시 감으며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끼이이이익'

  누군가 문을 열었다. 당연히 엄마, 아빠, 동생 셋 중 하나겠거니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평소 같으면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우리 집안이라 일단 불 끄고 방문을 닫은 이상은 일절 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노크조차 한 적이 없다. '긴히 할 이야기가 있나' 하며 눈을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지만 낯선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야 임마!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여? 엉?"

  화들짝 놀라 알몸을 이불로 감싸며 반쯤 벌떡 일어났다. 웬 아줌마였다. 목소리나 외관상 보아하니 5~60대 즈음되어 보였다.

  "아줌만 누군데요? 여기 우리 집이에요!"

  내가 소리쳤다.

  "뭔 소리여 Q야? 지금 장난하냐잉? 이젠 눈깔에 뵈는 것도 없구먼, 이 썅놈의 새끼가!"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갑자기? 내 팔뚝 꼬집어도 아무 일 없는 거 보면 꿈은 아닌 듯했다.

  "야 야! 다 이쪽으로 모여봐라! 이 새끼가 드디어 실성했나벼!

  아줌마가 소리치니 웬 거구의 남자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여러분의 상상력으로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궁금하군요.

해당 글의 주제가 '조각난 이야기'인 것은 단편적으로 떠오른 이야기를 글로 옮기되, 거기서 굳이 기승전결로 살을 붙여 제가 온전히 완성시키는 것이 아닌, 본 이야기 파편을 가지고 어떤 상상들을 하실지 궁금하여 이와 같이 '참여형 소설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이러한 글을 자주 올릴 진 모르겠으나 가끔이나마 떠오르는 대로 올려보겠습니다.

이야기를 이어가며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댓글로 생각을 옮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기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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