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어학연수 고급반 수업은 말이죠,

매일 예습과 복습을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네요.

by 까막눈이

사실 지난 주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금요일 수업이 끝나자 어찌나 신나던지요. 일주일간 수업에 적응하느라 잔뜩 긴장한 데다 고급반은 새로운 학생이 4~5명 정도밖에 안 돼서 기존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는 바람에 책 없이 수업 듣느라 진짜 고생했습니다. 이미 중국도 pdf로 책을 대신하고 있습니다만, 선생님들은 책을 사라고 권하네요. 우리 반은 정원이 30여 명 정도 돼서 말할 기회가 적으니 부지런히 책을 읽으라고 합니다. 근데 학교 안에 서점이 없어요. 선생님들이 그냥 타오바오에서 사래요. 총 5과목으로 타오바오에서 주문했더니 2일 후에 도착했습니다. 젊은 학생들은 pdf로 버티긴 합니다. 저는 선생님 말 잘 듣는 옛날 사람이라 책을 전부 샀어요. 종합,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책입니다.

이번 학기 고급반 교재입니다.

수업은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에 3일은 오전 11시 25분에 끝나고 2일은 오후 12시 15분에 끝납니다. 오전에 몰아서 수업이 있으니 오후에는 한가한 편인데 매일매일 일이 있어서 거의 쉬지 못했어요. 우한대학 어학연수 마감이 작년 12월 31일인데 제가 30일에 신청서를 내서 그런지 학생증이 다른 학생보다 무려 일주일이나 늦게 나왔고요, 이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이 학교는 얼굴인식으로 모든 문을 통과하는데 학생증(학생증이 나와야 얼굴인식 등록이 이뤄져요.) 이 없는 저는 그게 안 되니 멀리 문을 멀리 돌아가야 했고 학생증에 돈을 충전해야 식당에서 결제가 가능한데(학생이랑 일반인 밥값이 달라요. 학생이 훨씬 쌉니다.) 저는 그게 안되니 그냥 알리페이로 결제했습니다. 근데 딱 한 군데 유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 옆 식당만 알리페이가 되고 조금 먼 식당들은 학생증(일반인은 주민증)으로만 결재되니까 맛있는 식당 찾아다니기 이런 거를 못해서 더욱 아쉬웠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학생증을 받았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려고 합니다. ^^

학생증 뱓았습니다! 학생증이 있어야 교내버스도 탈수있고 식당 결제도 가능합니다. 사진에 방키도 같이 찍혔네요.

지난주 하루는 중국은행에 계좌 만들러 갔는데 직원이 바로 만나주지도 않고 일단 면담신청앱을 깔고 신청하라고 하길래 은행에서 직원 도움받으면서 간신히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개강해서 신청자가 많아 한 달 후에나 면담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제가 너무 황당해하자 안내 직원이 혹시 모르니 다음 주에 한번 와봐라라고 조그맣게 얘기하길래 다시 갔더니 또 담주에 또 오래요. -.- 이런 걸로 불만 갖지 않고 아쉬운 제가 또 가기로 맘먹습니다. 제 한국인 친구(나이 어리지만 그냥 친구로 생각합니다. ^^)는 은행 6군데 갔는데 한 군데는 두 달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냥 나왔고 한 군데는 네 비자가 6개월짜리라 안된다는 등 모두 퇴짜맞고 와서 중국에서 계좌 만들기는 포기 직전이더라고요. 일단 제가 계좌만들기에 성공하면 제가 갔던 은행을 가보라고 할 참입니다.


학생증이 나와선 학교 내 학생소식센터에 충전하러 30분간 걸어갔다가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학교가 넓으니 어디 한번 다녀오면 한두 시간은 그냥 갑니다. 젊은 학생들은 전동차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저는 좀 겁이 나서 아직 안 타봤습니다. 길눈이 어두워 헤매기 일쑤라 길 찾기 프로그램을 보고 다니지만 낯선 곳인지라 여전히 왔다 갔다 우왕좌왕합니다.

고급반1 수업의 대부분은 이런 교실에서 이뤄집니다. 교실 환경이 너무 별루입니다. 화면이 잘 안보이고 의자가 정말 불편해요.


중국어 선생님과의 수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럭저럭 적응 중입니다. 수업 성과는 고급반이니 자기가 얼마나 열심히 하냐에 딸려 있기 때문이죠. 말이하고 싶어서 왔는데 실제로 수업시간에 말할 기회는 많지 않아서 수업 밖에서 최선을 다해 말 걸고 다니고 있습니다. 참, 여기서 저는 튀르키예 친구를 사귀었어요. 그 친구는 30대로 기숙사에 살면서 오전에는 중국어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일을 하는 대단한 분입니다. 여기서 올해로 3년째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고인물인거죠. ^^ 그 친구 덕분에 학교 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2~3번은 밥도 같이 먹고 외국인과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니 생활이 무척 즐거워졌습니다. 여기 와서 제가 스몰토크에 상당히 능하다는 것, 외국인과 금방 친해지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어학연수 기간을 누리라고 말합니다. 학교 밖에 나가서 중국 생활을 즐기라고. 그런데 현실은 매일 내주는 어마어마한 숙제 양과 예습과 복습을 하지 않으며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공부량에 치여서 다들 허덕허덕거리며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저렇게 얘기하시려면 숙제를 조금 내주셔야죠!

이런 의자에서 하루 3시간반~4시간 앉아있어야해요. 처음엔 무척 힘들었지만 이제 적응했네요.

저는 이제 공부하러 갈게요. 비록 기숙사 환경이 좋은 편도 아니고 특히 등받이 없는 나무 혹은 플라스틱(알고 보니 고급 1반이 주로 수업 듣는 2층 일부 교실이 그렇더라고요.) 의자라 앉아있는 시간이 상당히 힘들지만(목디스크 재발할까 봐 자세 바르게 하고 신전 운동 열심히 하는 등 정말 조심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공부할 수 있음이 정말 소중하고 귀하기에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운 가족과는 틈틈이 연락하고 있습니다. 늘 가족에게 고맙습니다. 특히 아이들 챙기면서 직장 다니는 남편에겐 어떻게 보답할는지 남편을 떠올리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저 이제 공부하러 갈게요. 담주에도 우한대학 어학연수 생존기! 계속 들려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