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인 기숙사를 소개해드릴게요.
(원래는 중국 대학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먼저 연재를 하려고 했는데요, 우한 대학에 와서 개학을 앞둔 지금의 제 감정과 정보를 알려드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글 순서를 바꿉니다. 준비 과정에 대해선 차후에 다시 연재하겠습니다. 인터넷 환경이 여의치 않아 사진은 나중에 덧붙이겠습니다.)
오늘부로 제가 우한에 온 지 일주일 되었습니다. 4일간은 남편과 같이 호텔에 지내면서 우한대학 기숙사 입사 절차를 밟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청소하는데 시간을 보냈어요. 우한 대학이 정말 크다고 알고 왔습니다만 진짜 크더라고요. 학교 안을 부지런히 다닌다고 했는데 학교의 1/7 정도를 본 거 같아요. -.- 학교에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고요, 신분증 검사를 한 후에 입장합니다. 일반 우한 시민들이 많이 놀러 오더라고요. 특히 벚꽃철에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서 많은 관광객이 오는데 미리 예약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대요. 이때는 1만 원 입장료 받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확인 후 알려드릴게요. ^^
저는 학교 등록 허가증을 보여주니 문에서 통과가 됐습니다. 택시도 당연히 입장 못하지만 학생증 또는 입학허가증이 있으면 입장 가능했어요. 외국인 유학생은 별도로 숙소가 있었어요. 1인 기숙사라서 내심 기대했는데 역시나 기숙사는 기숙사였어요. 여학생들만 묶는 층을 예약했으나 돈 지불 기간을 놓쳐서 새로 배정받았는데 방 상태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어요. 특히 화장실은 청소를 거의 안하고 쓴 것 같아서 이틀간 화장실 청소하느라 좀 고생했습니다. 남녀가 같이 쓰는 건물이라 옆방에 아랍 왕자님이 살기를 바라봅니다. (아랍왕자님은 이런데 안살것 같지만요. ㅎㅎ)
매트리스에 침구를 깔고 가져온 짐을 정리하니 제법 사람 사는 집 같았습니다. 우한 대학에는 1인 기숙사가 많아서 외국인은 모두 1인 기숙사에 묵을 수 있었어요. 중국 학생은 2인실, 4인실, 6인실에 묵는다고 들었어요. 우한대학 학생이 총 6만 명인데 대부분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학교가 넓으니 기숙사도 많이 지어놓았더라고요. 기숙사에 살지 않는 이상 지각과 결석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참, 저는 이곳 기숙사에서 2월 말부터 7월 말까지 묵을 수 있고요, 비용은 8,500(1,785,000원) 위안입니다. 다른 학교에 비하면 살짝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 3월~ 6월까지 학비가 8,500위안이니 1학기 학비와 기숙사 비용은 17, 000(3,570,000원) 위안입니다. 다른 나라 어학연수 비용보다 훨씬 싸긴 합니다만 학생비자비, 건강검진비, 학교에 와서 보험료 등 자질구레한 비용이 더 들어갔습니다. 이건 나중에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공부하러 오는 만큼 이곳에 며칠 있는 동안 모로코, 일본, 나이지리아, 이태리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서 얘기하는데 모두들 한국에 호감을 가져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너무나 반가워하고 한국어 몇 마디도 건넵니다. ^^ 제 나이가 많지만 다들 신경 쓰지 않고 말도 걸어주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다행입니다. 물론 저도 최대한 웃으며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에서 공부하러 온 젊은 친구들도 만났고 특히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 치룬 반배정 레벨테스트에서 저는 고급 1반을 배정받았습니다. 총 7반 중에서 위에서 두 번째 반입니다. 그 정도 실력이 될지 몰라서 선생님한테 너무 어려운 반 아니냐고 반문했더니 들어보고 너무 어려우면 반을 바꿔도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내일 수업 들어보고 결정해야겠습니다.
놀라운 사실! 우리 반에는 북한분 2명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기존반 목록에 이름이 있는 걸로 봐서 지난해 9월부터 어학연수 와서 공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나서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북한분을 만난 건 처음이라 사뭇 기대됩니다. ^^
슬슬 우한대학에 적응하고 있습니다만, 단 하나 적응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날씨입니다. 제가 온 날부터 오늘까지 단 하루도 햇빛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호수가 많아서 그런지 하늘에 패스추리 같은 구름층이 겹겹이 잔뜩 껴있는듯 합니다. 가끔 비도 왔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왔습니다. 중국의 런던 같습니다. 날씨가 이러니까 실제 온도는 10도지만 으슬으슬 춥고 썰렁함을 느낍니다. 햇빛을 봐야 마음이 밝아질 텐데 날이 흐리니까 가족 생각도 많이 나고 마음이 점차 우울해집니다. 작년 날씨를 보니 안 그랬는데 올해 유난스럽게 흐린 날이 많네요. 날씨가 사람 마음을 좌우함을, 햇빛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함을 절감합니다.
내일은 이번학기 첫날입니다. 아오, 조금 떨리고 긴장됩니다. 오늘은 일찍 잠을 청하고 강의실에 늦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또 어학연수 소식 전하러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