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일(화)]
한국에선 개천절이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엿새 추석연휴가 끝났다. 연휴 앞부분 이틀은 근무하고 나흘 잇따라 쉬었지만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당초 계획은 나흘 동안 매일 델리 시내 튜어를 하기로 했다. 첫 날 힌두사원 악샤르담에 갔다 온 뒤 외출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덥다고 보고 시내 튜어를 중단했다. 대신 저녁에는 넷플릭스 영화를 봤다.
예전 같았으면 오늘 한국대사관이 국경절 행사를 주최했을텐테, 올해는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 기념행사를 수교일인 12월 10일을 앞두고 하기로 했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갔다.
오전에 프런트 오피스 매니저가 "월세를 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조금 짜증이 났지만 내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더니 알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매월 특정일을 납부일로 정하는 방안을 이번에 월세를 낼 때 제안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전 11시가 넘어 시내 이탈리아 문화원에 갔다. 집에서 문화원까지 자동차로 가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이탈리아 대사관과 붙어있는 이탈리아 문화원 회원으로 가입하고 가능하다면 문화원에 달린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먹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문화원 입구 경비원은 연회비는 7천루피이고 회원권 신청은 온라인으로만 해야 한다고 했다. 신청하면 1주일 이내 회원권이 나온다고 했다. 레스토랑 이용은 회원들만 가능하다고 했다. 회원 신청을 곧 하기로 하고 부근의 칸 마켓으로 이동했다.
영업중인 칸 마켓을 방문하기는 약 10년만이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 직전에 르포 작성을 위한 취재차 들렀을 때는 영업하지 않은 날이었다. 오늘 보니 칸 마켓이 크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해 마켓 주변은 차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예전보다는 좀더 깨끗해졌다는 느낌이 늘었다. 유럽의 여느 재래시장을 찾은 느낌도 들었다. 아내는 이것저것 살펴보고 가격을 물어봤다. 가격수준도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4일(수)]
추석연휴가 끝나고 근무 첫날이 시작됐다. 몇 시간 흐른 뒤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이렇듯 시간이 지나면 금세 변하는가보다.
8월 언젠가부터 스포츠부 요청 취재건이 확정되지 않아 머리에 맴돌았다. 10월 15∼17일 인도 경제수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 선출이 거의 확정적인 김재열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이 선출되면 인터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본사 담당 부장에게는 인터뷰 일정이 확정돼야 출장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줬고, 부장은 스포츠부와 상의하라고 했다. 스포츠부 담당 기자는 모 차장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 취재를 하고 있어 그간 소통을 못했다.
바빠도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후에 카톡 보이스톡을 시도했다. 신호음이 여러 차례 갔지만 응답이 없었다. 나중에 전화가 와서 통화를 했다. 인터뷰는 삼성쪽에 부탁해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부 차장은 답이 오면 내게 전해주기로 했다.
스포츠부 차장은 내 비자연장건은 해결됐는지 물어 해결됐다고 얘기해 줬다. 현재로선 김 회장이 인터뷰에 응해줄지는 50% 확률인 셈이다.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총회장에서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나로서는 대기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
특파원으로 지내다 보니 본사에서 이런 주문도 받는다. 지난번 임기(2011∼2014년) 기간에는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10월에 네팔에서 한국인 3명이 실종하는 사고가 났다.
이를 취재하러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간 적이 있다. 당초 3박4일 정도 예상했으나 국내에서 KBS, SBS, 동아일보 기자까지 네팔로 들어오면서 취재기간이 9박10일로 늘어났다.
또 한번은 국방부에 출입하는 본사 기자 대신 국방부 출입 타사 기자들과 함께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방문해 취재한 적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