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4일(화)]
오후에 인도 내무부 산하 언론공보국(PIB)을 찾아갔다. 입구에서 경비들이 막았다. 예약 안된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자초지종 설명을 했다.
지난 8월 PIB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 기자증 발급 신청을 했으나 지금까지 나오지 않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며칠 전 PIB 직원과 운좋게 통화했는데 자기네들이 기술적 문제가 있다며 30분 뒤에 전화하라고 해 그렇게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전화했지만 무응답이어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코리언 저널리스트'라고 했더니 북한이냐 남한이냐 물었다.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전역의 유일한 남한 기자라고 알려줬다. 그랬더니 경비들이 짜이(茶)를 권하며 우선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권하는 비스킷도 하나 먹었다.
얼마 지나 경비 책임자가 "오늘은 힌두 축제일로 정부 공휴일이어서 PIB에 아무도 나와 있지 않다. 내일 오라"고 말했다. 힌두 축제일이 무엇인지 알아보니 두세라 축제일이었다.
14억 인도 인도의 80%를 차지하는 힌두 교도가 지내는 3대 축제 중 하나로 고대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착한 신(神)인 라마(Rama)가 아내를 납치한 악한 악마 라바나를 이긴 것을 축하하는 축제란다. 선이 악에 승리한 것으로 기념하는 것이다. 3대 축제 중 나머지는 홀리(Holi)와 디왈리(Diwali)다.
오늘이 현지 공휴일인 줄도 모르고 정부 기관을 찾았으니 내 스스로 당황스러웠다. 경비 책임자에게 "알았다"고 말하고 악수를 나눈 뒤 집으로 향했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추진한 모든 정부 인허가 업무 절차의 온라인화가 실제로는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제는 짜증도 나지 않는다. 으레 그러려니 하는 식으로 '리얼 인디아'에 적응하고 있다. 기자증을 찾기 위해 PIB를 10번 방문해도 안 되면 100번 방문하면 된다.
[2023년 10월 25일(수)]
오후에 인도 내무부 산하 언론공보국(PIB)을 다시 찾아갔다. 정부종합청사 내에 위치한 PIB 사무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몇 사람에게 묻고 물었다. 사무실에 갔더니 '국내언론 기자증'만 발급해준다면서 같은 층의 외무부 사무실로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
외무부 사무실에 안내됐다. 외무부 여직원에게 방문한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지난 8월 PIB에 기자증 발급을 신청했으나 아직 나오지 않아서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이제 기자증도 없다. 하지만 인도에는 기자증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는 언론인 취재를 보장하는 한편 통제도 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외무부 여직원은 두어 차례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하고서는 자신의 명함 뒤쪽에 연필로 PIB 담당자 이름과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줬다. "오늘 저녁 무렵 한번 전화하면 당신의 PIB 기자증 발급 신청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PIB 사무실에서는 국내(인도) 언론에 대해서만 기자증을 발급해준다는데 외신 기자도 기자증을 발급받도록 규정상 돼 있느냐는 질문을 외무부 여직원에게 했다. 그랬더니 외신 기자도 범주별로 다르지만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귀가하면서 차 안에서 PIB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통화가 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한 뒤 또 통화를 시도했지만 무응답이었다. 이런 게 인도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이다. 만나서 이야기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통화나 대면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