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젊은이들은 '꼰대' 존중

by 유창엽

[2023년 11월 23일(목)]

오후 6시 모처럼 뉴델리 시내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집에서 오후 5시 10분 넘어 식당을 향해 출발했더니 30분만에 도착했다.

대사관 직원 2명과 뉴델리 국영전시컨벤션센터(IICC)운영사 한국인 대표와 함께 했다.

대사관의 시니어급 직원은 "같이 늙어가는데 한국에서처럼 술 마시면서 옆으로 돌리지 말라"고 후배격인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인도가 민주주의 국가냐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갔다.

한국의 수도권 집중현상도 도마에 올랐다. 급기야는 종교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야기를 물흐르 듯 유쾌하게 흘러갔다.

민주주의든 뭐든 종교적으로 보면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모든 체제도 불완전하지 않으냐고 내가 말했다. 지옥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가톨릭 교리상 하느님과 단절된 상태라고 신부님한테서 들었다고 전해줫다.

대사관 시니어급 직원은 올해(2023년) 3월 인도에 부임했다. 인도는 7번째 나라라고 했다. 미국(뉴욕) 등 선진국에도 근무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탄자니아 등 3개 개도국에도 근무했다고 말했다.

도로에 있는 가축 20250704_140916055.png 이동하는 가축

아프가니스탄에서 2021년 8월 탈레반이 카불을 재장악할 당시 한국 사람들을 카불에서 데리고 나오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카불 상황에 대해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외교부)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말도 했다. 당시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시절이었다.

IICC 운영사 대표는 2018년부터 1년의 절반은 인도에서 지내는 식으로 일해오다가 올해 7월 식구들과 함께 인도에 왔다고 했다. 그는 운영사 직원 40여명과 계약사 직원 300여명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인들과 일하면서 '으샤 으샤 잘 해보자'고 샤우팅하는 게 먹힌다고도 했다. 한국에서는 후배들을 대하기가 힘든 것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후배들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나는 인도 젊은이들이 연장자를 존중하는 것 같다고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다.

한식당으로 갈 때나 귀가할 때가 공기 오염 상태가 심각했다. 앞이 온통 부옇게 보였다. 공기 오염을 막지 못한 것은 결국 인간들이 잘못한 탓이고, 좀더 따지자면 인도의 리더십 실패 때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2023년 11월 24일(금)]

델리 공기가 나빠 종일 갇힌 채 일했다. 점심으로는 라면을 끓여 먹었다. 식후 피곤함이 몰려와 잠시 잠을 청하기도 했다.

뉴델리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이 영구폐쇄했다는 기사를 처리했다. 그런데 그 주체가 현 탈레반 정부 직전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정부 시절 파견된 외교관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제3국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영구폐쇄를 한다고 했다. 대사관 건물은 주재국인 인도 정부에 넘겼고 인도 정부가 폐쇄상태를 유지하든가 뉴델리에 와 있는 탈레반 외교관들에게 넘기든가 알아서 하라고도 했다.

인도가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아프간 대사관을 사실상 방치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인도 고가도로 20250704_140929108.png 공사 마무리 단계의 인도 고가도로

현재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정도만 2021년 8월 탈레반이 카불을 재장악할 당시 수도 카불에서 철수하지 않은 채 계속 대사를 두고 있다. 일본 대사도 최근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아프간 국민 인권 문제는 계속 문제로 남아있다.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 건설중인 터널의 붕괴로 갇힌 인부 41명은 곧 구조될 것이라는 인도 국내와 외신 기사들이 나왔다. 지난 12일 발생한 사고로 인부들이 지금까지 13일째 갇혀 있다.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23일 군주제 부활과 이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각각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경찰이 부활 찬성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이 부상했다. 송고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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