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혼자 있어도 좋아"

by 유창엽

[2023년 11월 25일(토)]

노동하는 토요일. 기본적으로 처리할 기사를 송고하고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집 부근 레스토랑에 가려다가 조금 더 걸어 '스타시티 몰' 레스토랑에 갔다. 집에서는 약 300m 거리다.

이 레스토랑은 바(Bar)도 겸했다. 술값은 인도 맥주 킹피셔 프리미엄(650ml)이 200루피(3천200원)로 비싸지 않았다. 음식값도 중간 수준으로 '커리의 퀸'이라 불리는 버터 치친(2인용)은 360루피였다.

한 단계 높은 레스토랑이랄 수 있는 DLF몰 노이다 레스토랑의 절반 수준이었다. 영수증을 보니 음식값 자체에 세금도 포함됐다는 것인지 세금 표시가 없었다. 맥주 한 병에다 버터 치킨, 난(Naan) 2개. 모두 635루피였다. 우리 돈으로 약 1만원이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몰내 한 잡화가게 주인에게 내년도 달력 파는 곳이 몰 안에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내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그 안에 달력이 있지 않으냐는 식으로 반응했다.

식물에 물 벽화 20250704_141000480.png 뉴델리 아파트 담에 그려진 벽화

종이 달력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사마차르 마켓'으로 가면 최소 문구점 2곳이 있는데 거기서 알아보라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스타시티몰에서 사마차르 마켓까지는 1km가 채 안되는 거리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었다. 거리가 예전보다 조금 더 깨끗해진 느낌이었다. 지난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과정에서 깨끗하게 청소하는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양새였다. 인도(人道)나 도로변에 싼 지 얼마 되지 않거나 눌러붙은 소똥이 조금 있기는 했다.

사마차르 마켓의 한 문구점에 이르러 알아보니 터번 쓴 주인이 내년도 달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거기서 집까지 1km 남짓의 거리를 걸어 귀가했다.

걷는 도중에 어느 아파트 입구 대로변에서는 생선 장수가 파리가 들끓는 흰 자루에서 생선을 꺼냈다. 그러고는 도로 바닥에 생선을 놓고 손님들과 흥정하기 시작했다. 인도 서민들은 이런 생선을 사서 조리해 먹는 모양이다. 파리가 그야말로 바글바글 들긇는데도 생선장수나 손님이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다.

[2023년 11월 26일(일)]

아침 공기가 여전히 나빴다. 공기질지수(AQI)가 300이 넘어 매우 바쁜 상태였다. 하지만 계속 짐(Gym)에서만 운동하는 게 지루해 오늘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밖에 나가 조깅을 했다. 오전 6시 넘어 나섰다. 도로에는 조깅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침 시간에 운동 삼아 걷는 사람은 간혹 눈에 띄었다. 그런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일하러 가며 걷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기오염 인지도가 그만큼 낮다는 방증인가 싶었다.

그런데 공기를 오염시키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인 모닥불 피우기는 최소 두 사례를 목격했다. 아침에 추위를 느껴 모닥불을 피우는 것이다.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지만 당국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경찰이 단속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도로의 흑우 20250704_143315523.png 도로에 늠름하게 서 있는 흑우

1시간도 안 돼 호텔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아침에 좋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던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유럽이나 미국의 좋은 공기가 부럽기만 하다. 개발도상국에서 살다 보면 여러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이 느끼게 된다.

2주 만에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봤다. 미사 후 봉사자들에게서 믹스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고는 바로 성당을 떠났다. 어느 자매님이 웃으시며 "왜 혼자냐"고 묻고는 바로 "때로는 혼자 있을 때도 좋다. 혼자 있어봐야 상대(배우자)가 소중한 존재인 줄 알게 된다"로 자답했다. '혼자 지내느라 힘들겠지만 힘내라'는 소리로 들렸다.

바산트 쿤지, 정확히 말하면 델리 국가수도지역(NCT) 또는 델리주(州) 남쪽에 위치한 뉴델리 디스트릭트(행정단위)다. 바산트 쿤지의 '앰비언스' 몰에 갔다. 이발을 한 뒤 혼자 점심을 먹었다.

이어 그라운드 플로어(1층) 식료품에 들렀다. 문구 코너에서 내년도 달력이 있는지 직원에게 물어봤으나 취급하지 않는다는 말이 돌아왔다. 아이 쇼핑만 하다가 구운 땅콩 한 봉지를 89루피에 구입한 뒤 귀가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도 젊은이들은 '꼰대' 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