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일(금)]
벌써 올해 마지막 달에 들어섰다. 카톡을 보니 모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지인이 별세했다는 부고가 떠있었다. 주위에 있던 또 한 분이 소천했다. 얼마 전 대학과 동기 한 명도 하늘 나라로 갔다. 두 분 다 투병했다.
편집국장 형님과 안 지는 오래되지 않는다. 2∼3년 전 그 분은 편집국장으로 있을 때 해당 신문의 가톨릭 교우회 회장으로서 가톨릭언론인협의회를 이끌었다.
그는 가톨릭회관에서 각사 교우회 회장이 참가한 회의를 주재한 적이 있었다. 참 젊잖고 예의 바르게 회의를 이끄신 기억이 난다.
고인은 또 방콕에서 열리는 가톨릭 아시아 모임에 한국 대표로 내가 좀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권유한 일도 있었다. 우리 회사 부근에서 점심을 하면서 내게 권했다. 나는 모임관련 내용도 잘 모르기 때문에 사양했고 결국 그 형님이 참가했다. 죄송한 마음이 또다시 들었다.
오후에 짬을 내 안방용 공기정화기를 사러 나갔다. DLF노이다 몰에 가서 우선 점심을 해결했다. 이어 릴라이언스 가전매장을 찾았다. 이곳에도 공기정화기가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필립스 모델은 없었다.
한 직원은 1층 '코로마' 매장으로 가보라고 했다. 코로마에도 해당 모델이 없었다. 코로마 직원은 섹터18 전철역 부근 '안쿠르'(Ankur) 등 일부 가전제품 가게에 가면 해당 모델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안쿠르에 가보니 정말로 그 모델이 있었다. 안쿠르는 이전에 냉동고도 구입한 곳이다. 아마존에서 온라인 주문을 할 수도 있는데 직접 구매에 나선 것은 아마존 결제수단인 직불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안쿠르에서 체크 결제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해서 집에 가서 현금을 준비한 뒤 가게에 다시 가서 샀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현금을 준비해갔더라면 수고로움을 덜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몰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것을 일반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공기정화기 가격도 아마존 구매가격보다 2천루피 정도 낮은 1만8천루피였다.
[2023년 12월 2일(토)]
휴무일이다. 오랜만에 후마윤 묘를 가봤다. 지난번 임기(2011∼2014) 이후 처음이니 약 10년만이다. 매표소의 외국인 전용 라인은 한산했다. 입장료는 인도인의 15배인 600루피. 인도 당국은 외국인들이 자국 일반인들보다 15배 잘사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초중학생들이 길다랗게 줄을 서 있었다. 나를 보더니 남학생들이 서로 악수를 하고 싶어 난리가 났다. 얼떨결에 '스타'처럼 여러 명과 악수를 나눴다.
외국인 전용 입구를 통해 들어갔다. 정원을 겸한 묘 경내는 규모가 엄청났다. 들어가서 조금 걸어가니 오른쪽에 이사 칸(Isa Khan. 1529∼1599)의 묘와 모스크가 있었다. 묘는 크고 화려한 외양을 지닌 건물이다. 건물 안에 대리석으로 유해가 모셔져 있었다. 권력자임을 드러내려고 그렇게 묘를 건축한 것 같다.
이사 칸은 인도 동북부 벵골 및 아삼 지역 군사연합체를 이끈 인물로, 무굴제국에 정복당한다. 느슨한 국가연합의 대표였던 셈이다. 칸의 무덤이 있는 상태에서 20년 뒤 후마윤(1508∼1556) 묘가 그 옆에 들어선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경내 안쪽으로 한참 걸어 들어가니 이사 칸 묘보다 더 큰 후마윤 묘가 나타났다. 후마윤은 인도 북부지역에 들어선 무굴제국(1526∼1857) 초대 황제 바부르의 아들로 2대 황제다. 아들인 3대 황제는 악바르다. 바부르는 티무르와 징기스칸의 후손이다. 무굴제국 수도는 아그라, 델리, 라호르(현재는 파키스탄)다.
후마윤 묘도 이사 칸 묘와 형태는 같았고 규모만 더 컸다. 후마윤 묘는 정원을 겸한 묘로 주요 이슬람식 묘 건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특히 후마윤 묘는 형태가 거의 같고 규모와 아름다움이 더 한 아그라의 타지마할이 탄생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마할'(mahal)은 대저택이나 궁을 의미한다.
후마윤 묘를 혼자 돌아보며 기행문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인 '인생무상'을 잠시 느꼈다. 인간은 이 세상에 소풍 온 존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