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일(일)]
근무를 마치고 5층에 있는 일본인 A씨의 방 번호를 프런트에 물어봤다. 일전에 신세진 것과 관련해 맥주를 한 잔 대접하기 위해서였다. 차일피일 미뤄온 일이기도 했다.
지난 8월 A씨를 통해 자동차 렌털회사와 계약하게 됐다. 당초 그가 알려준 렌털회사와는 하루 만에 관계를 끝냈다. 그 렌털회사 사장이 현재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B씨를 소개해준 것이었다. 첫번째 렌털회사의 운전사가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았다.
A씨 방으로 가서 방문을 노크했다. 맥주 한 잔 하러 가자는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맥주를 마실 곳이 근방에 있느냐고 묻길래 나만 따라오라고 했다.
호텔에서 300m가량의 거리에 있는 스타시티몰 내 바 겸 레스토랑에서 2시간가량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말도 일본말도 아닌 제3의 언어인 영어로 소통하려니 불편함도 있었으나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1960년생 요코하마 출신이라고 했다.
맥주를 마시는 도중 모바일을 통해 누군가와 소통하고는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있다고 했다. 둘째 딸이 직장을 옮긴다는 것이었다. 다 큰 성인에게 스스로 인생을 살도록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그에게 말했다.
그는 서울을 두 번 방문한 적이 있다면서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몇번이고 이야기했다. 조만간 델리 안살프라자에 있는 한국식당에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는 내가 이끌었다. 현재 하는 컨설팅업을 마치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고민중이라고 했다. 일본에는 정년이 65세라며 한국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쾌하게 맥주를 한 잔 잘 마시고 귀가했다. 귀갓길에 빗방물이 듣는 중 마는 둥 했다.
[2023년 12월 4일(월)]
어이없는 오자 사고가 발생했다. 어제 일요일 송고한 므라피 화산 폭발 기사에서 화산 이름이 사실은 '마라티'였다. 마라티 화산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므라티 화산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것이다.
회사 통합검색에는 '마라티'가 검색되지 않고 '므라티'만 검색됐다. 그래서 기사를 작성하면서 므라티로 적었던 것이다. 오전에 자카르타 특파원이 쓴 '마라티 화산 폭발' 피해 기사를 보고서 내가 오자가 썼음을 알게 됐다. 본사 부장과 상의해 바로잡았다.
사건사고나 일반 기사의 지명과 인명은 정확히 써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외신을 다루다 보면 정확한 표기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꽤 걸릴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노벨상 수상자 이름이 영미권이 아닌 특정 국가 출신이면 정확한 표기를 찾느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국립국어원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기사를 쓴 뒤 외출하려다가 메일을 본 뒤 외출을 포기했다. 인사교육부 교육담당 직원이 내가 기자직 직무교육을 아직 이수하지 않았다며 관련 영상을 3개 이상 보고 댓글에 이수했음을 명기해달라는 것이었다.
혐오표현, 세대갈등, 디지털시대 재난보도와 관련한 영상을 차례로 들었다. 세대갈등 영상에서는 언론이 기사 제목 등을 통해 세대갈등을 조장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를테면 'MZ세대'란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 포괄하고 이들 사이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언론이 이 세대가 특정 행태나 특징을 지닌 양 전제한 뒤 포털에서 기사 클릭수를 올리려고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을 뽑는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이 쉽지 않아 보인다. 평소 기사를 쓸 때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