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비자 면접기
.... 앞에서 계속 ....
나는 미국행의 중단이 믿어지지 않으면서도, '여기서 멈춘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보려 애썼다. 비자수속심사를 한 번 더 try해볼지, 아니면 '여기서 멈춘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해석을 내 인생 가운데 받아들일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 멈춤에 동의하기로 했다.
나는 오래 전 싸이월드에 적어내려간 내 일기를 떠올렸다. 대학교를 졸업할 시기에 나의 삶을 정리하며 졸업식 때 사람들 앞에서 했던 말이다.
"제 인생의 키워드는 치유(Healing), 성장(Growing), 언어(language-related)입니다. 저는 제 삶이 사람들을 '치유'하는 데 쓰여지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 치유로 인해 사람들에게 '성장'이 일어나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는 제가 배운 학문이자 재능인 '언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 오래 전 내 인생의 키워드 세 가지를 떠올리며, 지금 내 삶에서 그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는가를 되물었다.
2007년의 나는 중고등학교 교사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나의 달란트로 '국어'라는 과목을 도구삼아, 황폐한 아이들의 삶을 '치유'하고,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삶을 살고 싶다 다짐했었다.
2011년, NGO 섹터로 넘어오면서 이 곳에서도 여전히 고통하는 아이들이 있고, 연구원으로서 '글쓰기'를 도구삼아 교육정책을 바꾸고, 아이들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도록 돕겠다 했다. 하지만 변화는 쉽지 않았고, 해가 가면 갈수록 더 아이들의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내 스스로가 동력을 찾지 못하고 지쳐만 갔다.
그래서 2024년, 여기서 '멈춤'하고 미국행을 택했었던 것인데, 비자에서 막혀버렸다. 미국에서 새롭게 연구하는 동안, 내 인생의 키워드를 새롭게 발견하거나, 재정비하고 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나에게 '숨쉴 곳'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욕심이었나보다.
결국에는 제로로 돌아갈 길을 1년이나 걸어오게 허락하신 것은 이 길 끝에 절망이 있음을 발견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내 욕망을 내려놓고, 다시 한번 하나님 뜻에 합당한 삶이 무엇인지 발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을 기뻐하며 같이 걸어가길 원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길 원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에게도 새로운 치유, 새로운 성장, 새로운 변화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이 일이 큰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그 새로운 변화는 어디서부터 찾아올지 두 눈 부릅뜨고 찾아봐야겠다.
2025년,
새로운 치유,
새로운 성장,
새로운 변화,
널 기대해.
감사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