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이태원 사고자 분들을 애도합니다.

by 지율

'음모론도 있지. 그 배후의 세력을 따지기엔 대한민국 전체의 우울이 너무 컸던것 같아. 아직 아이들이 바다 밑에 있으니까. 선장,선원,정부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있어. 나라 전체가 우울을 넘어서 분노로 가득차있지. 적당히 화낼곳을 찾고 닥치는대로 비판을 하고 있어. 차라리 그럴 시간이면 현장에서 유가족들을 위한 봉사를 하든 작은 기부라도 솔선수범 하는것이 보다 인간적인것이 아닐까싶어. 최근 서울시장으로 나섰던 정몽준 아들이. sns에 미개한 나라의 미개한 국민이라는 발언을 하는바람에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는데.ㅎㅎ 기득권층의 생각을 솔까말한거지.ㅎㅎ 대한민국이 거대한 세월호 같다는 말이 맞아.일등칸 만들어놓고 안심해라 괜찮다 그상태로 유지하라는 말만 하고 배가 넘어지면 언제라도 배를 버리고 달아날 채비를 하는거..'


2014년 4월 16일.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에게 썼던 메일을 다시 찾아본다.

그땐 그랬다. 말도 안되는 사고라고. 결국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고등학교에 근무했던 나는 맨정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2022년 10월 29일. 할로윈 데이를 맞이한 주말 일요일 아침 뉴스는 꿈이 덜깼나싶어 계속 눈을 씻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것이 말이 되는가.

나도 8년전 아직은 젊음이라고 말할수있는 그때 거기에 있었다. 그저 젊었고 그저 축제를 즐기고 싶었다.

복작복작되는 사람들 인파에 몸이 떠다닐때 내가 사람많은 곳을 갔기에 이런 경험도 하는거지 싶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졸업한 아이들을 만났을때 아이들은 그저 답답한 시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장기적인 원격수업으로 대학생도 아닌 대학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


3년만의 할로윈이었다. 나는 X세대라 그저 외국사람들의 파티 문화다 생각했지만. 지금의 MZ세대는 어릴때부터 그 문화에 익숙했으니 오죽했을까싶다. 내가 젊다면. 나도 아마 거기에 있었을것이라고 단언한다.


눈깜짝하는 사이에. 생과 사는 그렇게 결정된다.

누가 밀었건. 누가 밀렸건. 죽이려고 한사람도 없고 죽으려고 한사람도 없다. 매년 할로윈데이마다 이태원은 사람의 파도안에 갇혀 이리저리 내의지와는 무관하게 위험이 똬리를 튼곳이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았다면 예측 가능한 그곳. 결국 이번에도 어른의 책임이다.


사고가 났을때 보았는가. 마땅히 교통정리를 했어야하는 국가와 지도자. 그리고 주최없는 행사였다고 씨부렁 거리는 주댕이들. 총리라는 자의 말장난. 세월호 사고때와 너무도 닮았다.

결국 우리는 그때와 조금도 개선이 되지 않은 나라에 살고있다.


살아야 했기에. 뒷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증언을 보며 깊은 슬픔을 느낀다.

내려가는것이 먼저다. 기다려달라고 소리치는 한 여성의 용기가 많은 사람들을 구했지만 역부족이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어야하겠다. 그래서 그날 그길 그 골목길. 간발의 차로 연명한 우리는 꾸역꾸역 살아남아 삶의 증인이 되어야하고 목격자가 되어야한다.

그것이 죽은자들을 향한 살아남은자로서의 일말의 양심이고 가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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