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다시 시작된 입주
어떻게 하다 보니 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에 벌써 두 번째 입주를 하게 되었다. 그나마 건축 소장님의 배려로 준공청소가 조금 일찍 이루어져서 먼지가 많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집에 돌아오면 코안이 까맣게 되어 있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신설학교 그만해야 할 것 같다.(진심)
## 시설의 놀라운 업그레이드
이번 신설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은, 새 학교가 꾸준히 만들어지면서 시설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든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소규모 환경개선비 신청을 통해 2년간 어렵게 공사했던 부분들이 아라초등학교에는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복도 여유 공간에는 폴딩도어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폴딩도어 설치 공사비는 예산이 꽤 많이 드는데 이것이 기본 사양이라니! 주차장 출입구 차단게이트도 관급자재로 반영되어 있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각 층별로 설치되어 있는 강화도어 유리에 불투명 시트지 부착 작업 같은, 간단하지만 귀찮은 일들도 기본시공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기본이 너무 좋았다.
## 예상치 못한 실수들
그런데 시공사와 교육청에서 학교 특별실별 기능을 잘 몰라 실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1층 배치도에는 분명 인쇄실과 문서보관실이 별도 분리되어 있는데, 막상 해당 실을 확인해 보니 준공이 거의 끝날 때까지도 두 실이 하나의 공간으로 시공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교육청 담당자에게 문의해 본 결과 담당자조차도 문서보관실과 인쇄실을 같이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급하게 설계변경을 요청해 문서보관실과 인쇄실 사이 가벽을 개교 전까지 설치 완료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아쉬운 점은 택배보관소 부분이다.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택배 보관장소가 없는 상황이다. 행정실 앞에 두고 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첫 번째 신설학교인 해든초등학교에서는 차량이 들어오는 길목 초입, 처마 구간에 강화도어 유리를 설치해 택배보관함을 만든 경험이 있어, 아라초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마땅한 장소가 없어 보였다.
### 희망적 발견과 실망스러운 현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택배 대란으로 지하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 상향하도록 관련 규정이 정비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어, 우리 학교도 지하주차장으로 택배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우와! 그런데 웬일인가?
주차장 입구 초입(램프 구간) 캐노피 천장 높이를 확인해 보니 2.7m로 설치되어 있어 택배 차량이 지하로 진입해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해당 시공사 부장님께도 여쭤보니 차량 진입에 문제가 없다는 최종 확답을 받았다. 이번에는 지하주차장 안 창고에 택배 창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택배기사님도 날씨에 상관없이 편하게 배달이 가능하며, 택배차량이 보도블록 위로 지나가지 않아 학생 및 교직원의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입주 후 첫 택배차량이 마침 학교로 들어오는 걸 시설주무관님께서 보시고 지하주차장으로 안내해 주었다. 택배기사님이 호기롭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오시는데, 탑차와 지하주차장 천장 배관 사이가 깻잎 한 장 차이로 닿기 일보 직전이다. 지하주차장은 아쉽게도 천장 배관 및 CCTV 높이가 2.7m 이하로 설치되어 있어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이런 상황을 교육시설과 담당 주무관님께 여쭤보니 지하 천장 층고를 높이기 위해서는 바닥 기초를 더 파야 해서 건축비가 배로 들어간다고 한다. 이럴 거면 초입 부분은 왜 2.7m로 설치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쓰레기분리수거장 문제
또 한 가지 문제는 건물 구조 기능상 후면이 존재하지 않다 보니, 쓰레기분리수거장을 설치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도 시설 업그레이드의 부작용 중 하나였다. 예전 학교들처럼 단순한 일자형 구조였다면 건물 뒷면에 쓰레기분리수거장을 자연스럽게 설치할 수 있었을 텐데, 복합적이고 세련된 건물 구조로 인해 오히려 실용적인 공간이 부족해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시설관리 주무관님과 협의해 본인이 가장 일 처리가 편하고, 분리수거 차량 동선이 아이들과 겹치지 않는 차량 출입구 초입 부분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미관상 입구 앞에 있어 보기도 좋지 않으며, 학생들이 쓰레기를 들고 너무 멀리 나와야 한다는 점도 있다.
이것 또한 신설학교의 시설 업그레이드에 따른 문제점이다. 시설 업그레이드가 무조건 좋지만은 않다.
학교는 가장 평범한 게 관리 및 운영하기가 제일 편한 것 같다.
"완벽해 보이는 것도 실제로 사용해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있다. 현실은 항상 이론보다 복잡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