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1. 신설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by 한승재

PART 1. 동아줄을 잡다 - 첫 번째 신설학교


본청 근무가 6년 차로 들어가던 해, 와이프가 3년간의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하게 되었다. 그동안 아이 육아를 전담해 주던 와이프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면서 우리 가정의 육아 시스템 전체가 재편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아직 4살밖에 안 된 아이를 누가 어떻게 돌볼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교육청 근무는 업무 특성상 퇴근 시간이 늦을 수 있고, 야근이나 주말 근무도 빈번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4살이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저녁 7시 30분까지 혼자 남아있는 신세가 되었다. 나 역시 빨리 퇴근해도 7시가 넘는 일이 잦아 우리 가족 모두가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나마 본청에 근무하면 빨리 승진할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왔으나,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마침 근무평가 성적도 점점 후퇴하고 있어서 승진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었다.

본청 근무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승진 가능성이 희미해지자, 더 이상 본청에 머물러야 할 명분도 약해졌다.

주위에서는 여전히 "본청이 좋다", "학교 나가면 후회한다"며 만류했지만, 이미 내 마음은 기울어져 있었다.

가족 상황의 변화와 개인적인 성과 정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더 이상 본청 근무의 실질적 이익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아이와의 시간, 가족과의 안정된 생활이라는 다른 가치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국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을 과감히 뒤로 하고 학교로 나와 근무하게 되었다. 때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학교를 한 번 더 옮기게 되어 근무를 하던 도중, 교육청 인사담당자에게 쪽지를 받았다. 교육청 복지재정과 자리가 중간에 갑자기 공석이 되어 할 수 없이 나를 발령시킨다는 것이었다. 그 자리 역시 힘들어서 담당자가 중간에 나간 것 같아 보였다.

나는 너무나 화가 났다. 나란 사람은 인사팀에서 중간에 땜질 정도나 하는 사람 정도인가? 나름 청춘을 바쳤던 교육청에 열심히 근무했던 모든 것들이 조금 허무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인사발령은 따라야 하겠지만, 당장 아이를 내가 전담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교육청 근무는 어려웠다. 그때 마침 공문게시에 나온 인천검단신도시 첫 신설학교 행정실장 공문은 나에게 단비와 같았다. 신도시 내 초등학교(병설유치원 포함)가 2곳이 신설될 예정이었다.


교육청 담당자에게는 "나를 인사발령 내는 것은 자유지만, 저 역시 발령이 나더라도 내 의사대로 휴직을 하겠다"라고 으름장을 놓으니, "알겠다"며 다른 사람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속으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교육청 업무포털에 본청 전입 및 신설학교 행정실장 선발 공고 공문을 보게 되었다. 신설학교 업무조건은 2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할 수 있는 6급 행정실장을 선발하는 제도였다. 신설학교는 인천검단시도 시에 개교하는 첫 학교였다

바로 이거다, 생각하고, 바로 신설학교 행정실장 공모 신청을 작성하였다. 공모 이후 그 지역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내가 근무하게 될 학교에 아이가 다니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해서 학교 근처에 있는 아파트 분양까지 넣게 되어, 운 좋게 분양 당첨까지 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이제 열심히 일만 하면 되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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