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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난, 파랑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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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여범 Sep 12. 2024

떨림의 노래

떨림의 노래


떨리는 손으로 피아노 반주가 가능할까?

"와, 이러지, 오늘따라 이리 떨리는지 모르겠네. 뮈지, 맘대로 되질 않는데, "


"오늘따라 왜 더 심하지? 피아노 앞에 앉으면 더욱 떨리니 어쩐다지?"


미지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에서 떨렸다.


매일 아침 그녀는 이 작은 방에서 음악을 만들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지 2년이 지나면서, 그녀의 손은 점점 더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예전처럼 부드럽게 멜로디를 연주할 수 없었다.


“이제는 음악이 내게서 멀어지는 걸까? 음악 없이 어찌 산단 말인가? 이 길고 긴 하루를 말이야?” 


미지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신이 사랑했던 음악의 리듬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꿈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었지만, 이제 그 꿈은 먼 과거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미지는 불안한 마음에 종종 잠을 이루지 못한다.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불안감을 느꼈다.


“너무 떨려서… 미안해.”

그녀는 항상 같은 말을 반복했다.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그 시선이 유나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괜찮아, 미지야. 우리는 너를 응원해.”


친구들의 위로는 따뜻했지만, 그녀의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루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미지가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말했다.


“당신의 음악은 정말 아름다워요. 떨림이 느껴지지만,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어요.”


그 말은 유나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상태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했다.


어느 날, 미지는 우연히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리는 음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었지만, 모두 음악을 통해 치유받고 있었다.


미지는 그들과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면서 자신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


“떨림이 느껴져도 괜찮아요. 그게 당신의 음악이에요.”


음악 치료사인 순순이의 말은 미지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녀는 이제 떨림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오히려 그 떨림이 그녀의 음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지는 자신의 음악을 다시 찾게 되었다.


떨림이 있는 손가락으로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이제 떨림을 음악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내 노래는 내 삶의 일부분이야.”


미지는 피아노 앞에 앉아 새로운 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 곡은 그녀의 아픔과 희망, 그리고 떨림을 담은 노래였다.


마침내 미지는 그 곡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연주하기로 결심했다.


떨리는 손으로 건반을 눌렀지만, 그녀의 마음은 평온했다.


음악이 흐르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냈다.


“이제는 떨림이 나의 노래야.”


미지는 연주가 끝난 후, 


친구들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었다.


그들은 그녀의 음악 속에서 진심을 느꼈고, 미지는 그 순간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미지는 이제 떨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의 삶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음악은 그녀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해 나갈 것이다.


떨림의 노래는 이제 그녀의 삶의 리듬이 되었고, 그녀는 그 리듬을 따라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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