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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난, 파랑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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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여범 Sep 06. 2024

기억의 저편

 기억의 저편


당신의 기억 저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지우고 싶은 몸서리치는 덩어리가 오늘도 하나 만들어진다.


부작용으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수반된다.


역겨움이란 것은 본인 말고는 모르는 것이다.


그 아무리 달콤한 것도 시간과의 싸움일 뿐, 맛을 느낀다는 것은 사치다.


적어도 파킨슨에게는 말이다.


"아, 토할 것 같아"


"아니, 왜 그래, 또 역겨움이 올라온 거야. 약 먹고 정확하게 10분이 흘렀네. 이를 어쩌지 도와줄 수도 없고, 내가 미쳐 버리겠네, 아휴......"


이젠 하루에 세 번, 일상이다.


밥을 먹고, 그것도 꼬박꼬박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다.


지난 시절 그리도 싫어하던 삼식이가 된 것이다.


자존심이 상했다.


하루 이틀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과일이나 사탕 같은 주전부리를 입에 넣어주면 안정이 된다.


"꺼억, 흐흐 음, 시원하다."


"아무렇지도 않아"


무슨 일이 버러 질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는 팔순이 노모다.


얼굴은 검게 변했고 한숨만 연달아 내 쉰다.


"그래도, 이러기를 다행으로 알아야지 오늘도 또 토하고 정신이 나가는 줄 았잖아. 아고 울 딸,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견뎌내 줘서, 사랑해."


"어머니, 울 엄마, 나도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어린 내가 아파서 말이야, 엄마 많이 힘들지, 아파하지 마, 내가 더 슬퍼지잖아"


잠자리 한 마리가 소리 없이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바닥에 앉는다.


그녀와 엄마를 그림자 취급하고 나름 편안한 휴식처를 찾았다 생각하는지?


경계심도 없이 시간을 보내는 나른함에서 인지는 모르겠다.


아픈 노모를 편히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아, 그래, 카페, 카페에 출근해야지, 아침에도 다녀왔으니, 점심에도 가야지, 당연하지"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거니, 딸, 다시 아픈 것은 아니지? 약물이 올라오니? 보리차 줄까? 아니면 고구마 삶아 논 것이라도 먹을까?"

"아니야, 엄마."


"석류 사다 놓은 것도 있는데, 그것 주랴?"


"아니에요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요, 토했던 기억만이 자꾸 떠올라 속이 불편해요"


"몸이 기억을 하는 거야, 잘 이겨 내고 있으니 힘내거라"


"......"


날이 갈수록 심각해짐을 직감한 그녀다

.

어머니 역시, 쉽지 않은 일임을 직감해도 딸을 손을 잡아 줄 방법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 미치게 한다.


 "엄마, 나 화장실 가야 할 것 같아"


" 어, 그래"


땅바닥을 집고 일서 서려는 그녀가 쓰러지기를 몇 번, 엄마는 지켜보고 있을 뿐 도움을 주지 않는다.


안쓰럽지만 견뎌내야 할, 감당해야 할 일이다.


미세하게 떨리는 오른쪽 손과 발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트라우마가 된 지 오래다.


이른 나이에 파킨슨이 찾아온 젊은 환자 중 하나가 그녀다.


"엄마, 나 한 번만 잡아 줘"


"아니야, 힘들어도 혼자 일어나도록 노력해 보자."


"안될 것 같아, 엄마, "


"아니, 왜?"


"나, 이미 싼 것 같아, 똥이 팬티 가득이야"


"......"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질문:

      파킨슨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토하는 증상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노모와 환자 간의 관계 속에서 어떤 갈등과 타협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환자의 정신 상태와 기억력 저하에 관한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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