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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여범 Feb 08. 2024

입춘(立春) 즈음에

입춘(立春즈음에


박여범 시인


봄이 오른손가락 꼭짓점에 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텃밭에 난 길을 따라 걷는다  

시인의 마을구수한 누룽지 한 사발에

움트는 새싹처럼 봄은 피어난다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넘쳐 오른다

온몸에 퍼지는 냉이 향에

입안 가득, 아지랑이 콧노래처럼

귀가 간질간질하다

햇살 고운 베란다에서 눈에 담은 풍경마다

녹아내린  대지를 촉촉하게 적신다

할 수 있는 게 없어 다행이다

오른쪽 손가락 꼭짓점마다 소리 없이

저만치 봄이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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